
안녕, 친구. 잘 지냈나요. 이번 주에 쓰고 읽고 본 콘텐츠를 보내줄게요.
안녕, 친구. 잘 지냈나요 이번 주에 쓰고 읽고 본 콘텐츠를 전해줄게요 L E T T E R 당신에게 전하고 싶은 말
Photo by Mak 1. 내가 어설픈 인간이라는 사실에 오랫동안 슬퍼하며 살아왔습니다. 이를테면, 내가 무엇을 좋아한다든가, 혹은 싫어한다든가, 사랑한다든가, 증오한다든가, 존경한다든가, 미워한다든가 하는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속성에 대해서도 명료하게 대답하지 못하며 살아왔습니다. 주관이 없으니 확신이 없었고, 확신이 없었으니 행동하지도 못했습니다. 대학교 시절, 내게는 별명이 여럿 있었습니다. 그중에 하나가 '말로만'이었습니다. 말로만 하고 실제로 행동하지 않아서 붙여진 별명이었습니다. 아마도 지키지 못할 약속들을 했었나 봅니다. 그만큼 주변 사람들을 여러 번 실망시켰다는 것이겠지요. 요즘은 어눌한 나를 조금씩 알아주고 있습니다. 알아준다는 것은 나로부터 도망하거나 피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나의 어설픈 면으로 존경을 받을 순 없겠지만, 그럼에도 누군가에게는 편안한 마음이 되어줄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지금의 나는 첫 만남에도 마음을 터놓을 수 있을 정도로 어설프고 쉬운 사람이고 싶습니다. 2. 오늘은 내가 꿈꾸었던 것들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코미디언이 되고 싶다, 돈을 잘 벌고 싶다, 동생을 지켜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예술가가 되고 싶다, 개성 있는 사람이고 싶다, 여행을 하고 싶다, 소설을 쓰고 싶다, 책을 내고 싶다, 좋은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 그 꿈들의 끝에는 사랑받고 싶다는 소망이 있었습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꿈이 무엇이냐고 물을 때면, 크게 두 가지 반응을 볼 수 있었습니다. 무슨 꿈 타령이냐며 어릴 적에나 믿었던 산타 이야기를 하듯 바라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오랫동안 고민하다가는 약간의 수줍음으로 꼭 숨겨왔던 소망에 대해 말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나는, 조금은 바보같다고 여길지도 모르겠으나, 언제나 후자의 인간이고 싶습니다.
'당신이 나의 꿈입니다'이라고 말해줄 수 있는 사람과 함께하기를 나는 줄곧 바라 왔습니다. 만약 그 사람에게 꿈이 없다면, 내가 그 꿈이 되어주어야겠다. 만약 그 사람에게 내년의 계획이 없다면, 내가 그 계획이 되어주어야겠다. 이런 소망은 나로 하여금 지난 꿈들을 잊게 만들었습니다. 당신으로 인해 나의 모든 불안과 슬픔이 사라졌으니, 사랑과 꿈이 전부라고 생각하면 인생은 매우 단순해지는 듯 합니다. 2020년 11월 첫째 주 올해가 가기 두 달 전에 윤성용 드림 R E A D I N G 당신이 꼭 읽었으면 하는 글 김지수의 인터스텔라, 5 min read Q. 개성을 가르칠 순 없지 않습니까? “저는 가르치지 않았어요. 볼 기회를 많이 줬습니다. 장님으로 살다 눈을 뜨면 얼마나 볼 게 많습니까. 사시사철 변하는 자연과 살아 있는 생명을 느끼게 해줬지요. 색채도 가르쳤지만 제가 가르친 건 세상에 미운 색이 하나도 없다는 거예요. 밉게 보인다면 그건 그 옆에 어떤 색이 모자라서죠. 흰색과 검은색조차 그 안에 얼마나 다양한 색이 있는지 모릅니다. 수많은 색이 섞여 비단처럼 검은색이 되고 흰 장미 한 송이에도 온갖 색이 다 깃들어있지요. 겉으로는 안보여요. 들여다봐야 보이지요.” 50년 전 파독(派獨) 간호사로 고국을 떠나, 화가이자 교수로 활동하는 '노은'님의 인터뷰입니다. 삶에 대한 자유로운 태도와 철학이 참 인상 깊었는데요. 그중에서도 개성에 대한 이야기가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우리 주변에는 수많은 색깔들이 섞여 있는데, 너무나 쉽게 지나치고 있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듯 합니다. 그 다양성을 세밀한 시선으로 관찰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자기 자신의 개성을 발견하게 된다는 사실도 말입니다. M U S I C 당신이 좋아할 것 같아서 울지마 네가 울면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어 작은 위로의 말이라도 해주고 싶지만 세상이 원래 그런거라는 말은 할 수가 없고 오늘은 '브로콜리 너마저'의 <울지마>를 추천해드립니다. 2010년에 발매된 '졸업'이라는 앨범의 수록곡입니다. 아마 <앵콜요청금지>, <보편적인 노래>를 알고 있다면, 이 밴드명이 낯설지는 않으실 겁니다. 담담한 목소리로 청춘의 삶을 노래하는 이 인디밴드는 2005년에 결성되어 고맙게도, 너무나 고맙게도 여전히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마음이 울적한 날에는, 울고 싶어지는 밤에는 이 노래를 들어보세요. P S 아직 못다한 이야기 2. 벌써 내년까지 두 달이 채 남지 않았네요. 님은 어떤 계획을 세우고 계신가요. 기대와 걱정으로 생각이 참 많으실 것 같아요. 저도 내년에는 어떤 것들을 더 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어요. 혹시 내년의 xyzorba 뉴스레터와 팟캐스트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언제든 편하게 메일로 전해주세요. 3. 이번 주부터 초겨울의 추위가 시작한다고 해요. 옷장에서 두꺼운 옷을 꺼낼 때가 되었습니다. 이번 겨울은 기쁜 마음으로 보내실 수 있기를 바랄게요. 편안하고 평온한 한 주 보내세요. "오늘 xyzorba는 어땠어요?" 보내주는 피드백은 늘 꼼꼼히 읽고 있어요. 좋은 말은 마음에 두고 지적은 기꺼이 반영할게요. 그럼 안녕,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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