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 친구. 잘 지냈나요. 이번 주에 쓰고 읽고 본 콘텐츠를 보내줄게요.
안녕, 친구. 잘 지냈나요 이번 주에 쓰고 읽고 본 콘텐츠를 전해줄게요 L E T T E R 당신에게 전하고 싶은 말
Photo by Mak 1. 나에게 주어진 지면을 오직 내 이야기로만 채운다는 것에 대해 부끄러움을 느낄 때가 있다. 물론 나의 내밀하고 어설픈 면을 드러낸다는 점에서도 그렇지만, 무지할 정도로 타인의 사정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 되어간다는 점에서 더 그렇다. 오직 나의 상실, 나의 사랑, 나의 어설픔, 나의 그리움, 나의 안쓰러움에만 매달려온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행동가, 실천가의 이야기를 들을 때 더욱 그렇다. 세상에 대한 분명한 태도를 지니고 있고, 그 태도에 자신이 가진 모든 힘을 쏟아부으며 세상을 긍정하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나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그 기분은 죄책감이었다. 분명하지 못한 태도와 변화의 가능성을 애써 외면해왔던 나의 미흡한 사상이, 맨몸으로 거리에 나앉은 사람처럼 창피하게 느껴지곤 했다. 나는 여태껏 자신을 붙들고 서 있는 데만 해도 충분히 괴로웠다고. 겨우 여기까지 도달하고 나서야 다른 사람들의 처지를 바라볼 용기가 생겼다고, 나는 그렇게 스스로 변명해 왔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것은 사실이 아니라는 걸 나는 이미 마음속으로 알고 있었다. 2.
오늘은 급히 옮겨야 할 짐이 있어 용달 트럭을 불렀다. 크고 작은 상자를 실었고, 목적지까지 함께 동석하게 되었다. "휴일에도 일하시느라 고생이 많으십니다." 조수석에 앉은 내가 말했다. "저 같은 사람은 쉬면 허리가 아파요. 일하는 사람은 일을 해야 안 아파요." 기사님은 사람 좋은 말씨로 대답했다. 이십 년째 용달업을 해왔다는 기사님은 자신을 베테랑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서울 시내에서 자신이 가보지 않은 동네가 없노라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텅 빈 도로를 달릴 때 기분이 가장 좋다며, 그는 이십 년 넘게 해온 일을 평했다. 우리는 도로를 달리며 일과 삶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얼마 전에는 떡을 잔뜩 실은 적이 있어요. 다마스에는 450kg까지만 실을 수 있는데, 아마 600kg쯤 올렸나 봐요. 가는 도중에 차가 멈춰버린 거예요. 참 곤란한 일이었지요. 450kg만 실을 수 있는 차에는 450kg까지만 실어야 한다는 걸 나는 그때 안 거예요." 나는 그의 말이 나에게 해주는 위로라고 생각되었다. 감당할 수 있는 무게만큼만 지고 갈 것. 그 이상을 짊어지려고 하지 말 것.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내가 할 수 없는 일은 놓아주면서 그렇게 나아갈 것. 이토록 단순하고도 당연한 사실을 우리는 쉽게 놓치며 살아간다.
'그것 참 맞는 말씀이십니다.' 나는 창 밖을 바라보며 혼자 중얼거렸다. 한강이 햇살에 반짝이고 있었고, 이름 모를 대교를 지나치고 있었다. 나를 나아가게 만들 힘은 죄책감을 거름 삼아 이곳에서 피어날 것이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어른이 되었다면 그건 분명 그런 의미겠지. 나는 그렇게 또 한 번, 나에게 주어진 세상을 긍정해보기로 한다. 2020년 10월 넷째 주 바람이 선선했던 날 윤성용 드림 R E A D I N G 당신이 꼭 읽었으면 하는 글 brunch, 3 min read 언제나 특별하길 원했고 그렇다고 믿었지만 현실은 달랐다. 세상은 내가 특별하지 않음을 다양한 방식으로 되새겨주곤 했다. 처음엔 인정하기 힘들지만 이리저리 부딪히며 이 나이까지 살다 보면 자연스레 그 사실을 받아들이게 된다. 그러고도 살아가야 한다. 어른이 된다는 게 이런 것인가 싶다. 꿈꾸던 아이는 어른이 되었습니다. 이제 꿈에서 깨어날 시간입니다. 한 시대가 막을 내렸다. [전문읽기] 흥행하지 못한 독립 영화를 관람하고, 비주류 음악을 들으면 특별한 사람이 된다고 믿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확실한 건, 그것들은 저를 특별하게 만들어주지 못했습니다. 특별해지려고 노력하니 점점 초라해졌고, 평범해지려고 노력하니 그 또한 쉽지 않다는 걸 알게 됩니다.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 <저는 측면이 좀 더 낫습니다만>을 쓴 하완 님의 글을 읽어보세요. M U S I C 당신이 좋아할 것 같아서 Every time you lie in my place I do want to say It's you, you my babe I won't be too late 선셋 롤러코스터의 <My Jinji>를 소개해드립니다. 2011년에 데뷔한 대만의 5인조 록밴드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시도하는 그룹입니다. 이 노래는 복고풍의 신스팝인데요. 앨범 커버처럼 나른하고 몽롱한 분위기에 빠져들게 됩니다. 오후의 바람, 따뜻한 햇살, 간간이 퍼붓는 소나기 같은 낭만적인 장면들을 떠올리게 하는 선셋 롤러코스터의 음악을 들어보세요. P O D C A S T 당신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진행 : 윤성용, <여행마을> 대표 정지혜 "비행기를 타고 떠나야만 여행이 아니라, 여행 이야기를 읽는 것도 여행이라고 생각해요." 독립서점 <여행마을>을 운영하시는 정지혜 님을 모시고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해외여행을 떠나기 어려운 요즘, 여행책방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요. 우리는 여행을 너무나 좁은 의미로 여겨왔던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독립서점, 여행책방에 대한 지혜 님의 솔직한 생각을 지금 팟캐스트를 통해 들어보세요. "오늘 xyzorba는 어땠어요?" 보내주는 피드백은 늘 꼼꼼히 읽고 있어요. 좋은 말은 마음에 두고 지적은 기꺼이 반영할게요. 그럼 안녕,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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