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 친구. 잘 지냈나요. 이번 주에 쓰고 읽고 본 콘텐츠를 보내줄게요.
안녕, 친구. 잘 지냈나요 이번 주에 쓰고 읽고 본 콘텐츠를 전해줄게요 L E T T E R 당신에게 전하고 싶은 말
Photo by Mak '당신이 기억하는 생애 첫 순간은 무엇인가요?'라고 내게 묻는 사람은 지금껏 아무도 없었다. 그러니까 살면서 이에 대해 단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던 것이다. 아니, 프로이트를 읽으면서 이 문장을 발견했을 수는 있겠으나 그리 진지한 태도로 고민해본 적은 없었다. 그러나 바로 어제, 누군가 내게 이 질문을 물었을 때 나는 불현듯 어떤 장면을 선명하게 떠올렸다. 그 장면은 전혀 생각지도 못한 것이라서, 실제로 있었던 일인지 조차 헤아리기 어려웠다. 나는 유년기를 외국에서 보냈다. 놀라운 점은 그 시기에 대해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내가 태어나자마자 가족 모두 이집트 카이로로 떠났고,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한국으로 돌아왔다는 사실을 나중에서야 아주 천천히 이해할 수 있었다. 어쩌면 내게 최초의 5년은 없었던 것이 아닐까. 가족은 모두 인간으로 분장한 외계인이고 나는 초등학생의 몸으로 깨어나 지금껏 살아가는 건 아닐까, 라는 상상을 어릴 적에는 곧잘 했었다. 어쨌든 유년기에 대한 몇십 초 정도의 기억을 실마리처럼 떠올릴 수 있었기에, 나는 5년간의 시간을 간신히 지켜낼 수 있었던 것이다. 그 기억은 자동차 안에서부터 시작된다. 나는 유치원에 가기 위해 뒷좌석에 앉아있다. 뒷좌석 창문 너머로는 뜨거운 태양과 구름 없는 하늘만이 내 시야에 간신히 보였다. 운전자는 아버지는 아니지만 아버지와 가까운 사람이었다. 자동차가 멈추자 나는 재빨리 문을 열고 내린다. '빨리 가서 좋은 장난감을 차지해야 해.' 유치원을 향해 헐레벌떡 뛰기 시작한다. 몇 초 뒤, 나는 가방을 자동차 뒷좌석에 두고 내렸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뒤를 돌아보니 자동차는 저 멀리 사라져 가고 있었다. 어느 뜨거운 이국 땅에서, 나는 멍하니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암전. 이것이 내 생애 최초의 기억이다. 상실. 이것이 내게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나는 평생 이 감각과 살아왔다. 왠지 놓쳐버린 무언가가 있는 것만 같아서, 떠나가는 것들을 자꾸만 미련으로 바라보았다.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가고 있는가, 내게 있었다고 생각되는 어떤 것을 찾기 위해 살아간다,라고 스스로 대답하는 삶을 살아왔다. 그것이 무엇인지도, 실제로 존재하는지도 도무지 알지 못한 채, 오직 빈 곳을 채우려는 충동만이 나를 살아가도록 떠밀었던 것이다. 유일하게 이 기억만을 잊지 않고 붙잡아두었던 이유는, 내 생애 최초의 불안한 감정이었기 때문은 아닐까. 나는 불안함을 느낄 때마다 이 순간을 기억해냈을 것이다. 가방을 놓고 내린 아이, 내가 소유했던 것이 떠나가는 것을 무기력하게 바라만 보아야 했던 아이의 심정으로 나는 이제껏 살아왔던 것 같다. 그런 생각을 하면 마음이 아프다. 그 아이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2020년 10월 셋째 주 잃어버린 마음을 생각하며 윤성용 드림 R E A D I N G 당신이 꼭 읽었으면 하는 글 마음속 검은 때를 다른 사람과 공유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누군가는 악용할 수도 있고, 받아들일 준비가 미처 안 된 사람에게는 무례한 일이 될 수도 있다. 만약 나의 구김살들을 내가 먼저 안아 줄 수 있다면 억지로 웃어 보이지 않고도 세상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전문읽기] 모두에게 구김살 없는 사람이고 싶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습니다. 물론 지금도 그렇고요. 누구나 쉽게 다가올 수 있을만큼 웃음이 많거나 밝은 사람은 아니거든요. 이제는 무엇보다도 내 자신을 잘 알아주고 안아줄 수 있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만약 나의 구김살들을 내가 먼저 안아 줄 수 있다면 억지로 웃어 보이지 않고도 세상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라는 이 글의 문장처럼요. M U S I C 당신이 좋아할 것 같아서 알수록 더 모르겠는 건 나는 어디에서 왔을까 갈수록 더 아득해진 건 자 돌아갈 곳은 어디 오늘은 새소년의 '집에'를 소개해드립니다. 1년 4개월의 공백기를 끝내고 나왔던 싱글 곡입니다. '나는 어디로 돌아가야 될까'라는 질문에서 만들어진 노래라고 해요. 사회에 점점 적응되어가는 자신에게 돌아갈 마음의 집이 없다는 쓸쓸한 감정을 담았습니다. 스타일리쉬한 사운드가 뮤직비디오의 독특한 비주얼과도 잘 어울립니다. 불안한 몸짓으로 활시위를 당기는 사람, 버거운 것을 들고 버티는 사람 등 우리의 마음을 형상화한 듯 한 이미지가 연속됩니다. 어쩐지 정처없는 마음이 되었을 때, 이 노래는 그런 내 마음을 대변해주는 것같은 기분이 듭니다. P O D C A S T 당신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진행 : 윤성용, 선정수 "어쩌면 우리의 라이프스타일과 여행에 대한 생각을 정비할 때가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냥 끌려다니기 보다는 새로운 방식을 모색하고 적용하는 능동적인 힘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마치 온라인 체험으로 전환하는 에어비앤비처럼, 가상 여행경험을 만들어내려는 항공사의 노력처럼요." 오늘의 팟캐스트는 '여행' 세 번째 에피소드로, 코로나 시대의 여행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해외 여행객이 작년에 비해 98%가 줄었다고 합니다. 해외여행에 대한 기억은 정말로 추억으로만 남게되는 걸까요? 온라인 여행은 정말로 여행을 대체할 수 있을까요? 팬데믹 시대에 대처하는 여행 업계와 새로운 여행 트렌드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지금 바로 팟캐스트를 통해 들어보세요. "오늘 xyzorba는 어땠어요?" 보내주는 피드백은 늘 꼼꼼히 읽고 있어요. 좋은 말은 마음에 두고 지적은 기꺼이 반영할게요. 그럼 안녕,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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