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친구. 잘 지냈나요. 이번주에 읽은 책에 대해 이야기해줄게요. 오늘 이야기할 사람들 - 윤성용 : 진지하고 신중한 편입니다. 낭만적이고 이상적인 생각을 가졌습니다. 딴짓을 좋아합니다. - 김승원 : 호기심을 원동력삼아 살아갑니다. 긴 안목을 가졌고, 역설적인 것에 매력을 느낍니다. 아직 책을 읽지 않은 사람을 위한 <생각의 탄생> 요약 다빈치, 아인슈타인, 피카소, 리처드 파인먼, 제인 구달... 창조적인 사람은 '어떻게' 생각할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위대한 업적을 남긴 과학자, 예술가, 인문학자들의 사례를 분석한다. 이를 통해 창조성을 빛낸 사람들의 13가지의 생각도구를 소개하고, 새로운 교육의 방향성을 제시한다. - 13가지 생각도구 : 관찰, 형상화, 추상화, 패턴인식, 패턴형성, 유추, 몸으로 생각하기, 감정이입, 차원적 사고, 모형 만들기, 놀이, 변형, 통합 "나는 직감과 직관, 사고 내부에서 본질이라고 할 수 있는 심상이 먼저 나타난다. 말이나 숫자는 이것의 표현수단에 불과하다." -
과학자 아인슈타인 당신은 창조적인 사람인가요? 윤성용 : 이 책에 들어가기 전에 여쭤보고 싶었던 질문이 있어요. 본인이 창조적인, 창의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김승원 : 아닌 거같아요.(웃음) 어릴 적에는 창조적이었던 것같거든요. 새로운 놀이같은 것도 만들어내고 동네 친구들과 함께 놀았던 것같은데. 학교에서 정해진 교육을 받으면서 창조력을 많이 잃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윤성용 : 저는 제가 창조적인 사람이라고 착각하면서 살았던 것같아요. 처음 회사에 입사했을 때 깨달았어요. 뭐든지 다 할 수 있을 것같은 느낌이었거든요. 막상 첫 출근을 했는데 아무것도 못하는 사람인거예요. 그동안 스펀지처럼 지식을 흡수하기만 하고, 실제로 하는 방법은 모르는구나.라고 많이 느꼈어요. 김승원 : 공감이 많이 되네요. 머릿 속으로 상상하는 것을 바깥으로 펼치는 것은 완전 다른 얘기잖아요. 저도 제 생각과 상상을 현실에서 구현해낼만큼 창조적이진 못하더라고요. 윤성용 : 머릿 속에 있는 상상을 현실로 구현해내려면, 결국 훈련이 필요하잖아요. 우리는 지금까지 살면서 그런 걸 훈련할 기회가 많이 없던 것같아요. "오늘날의 교육은 이론을 가르치면서도 이를 실제세계에 적용하는 방법은 가르치고 있지 않다. 이것은 상상력 결핍으로 이어진다." - 교육학자 지앤 뱀버거 우리는 지식의 풍요 속에서 암흑기를 맞고 있다 김승원 : 이 책의 서문이 마음에 들어요. ‘우리는 지식의 풍요 속에서 오히려 암흑기를 맞고 있다.’ 무언가 아는 건 많아진 것같은데 오히려 아는 것이 없어진 것같은 기분있잖아요. 아는 게 너무 많아서 내가 무엇을 알고 있는지 모르는 막막한 느낌이요. 윤성용 : 뼈를 때리는 말이네요. 김승원 : 우리는 학교에서 수학, 과학, 언어 같은 과목을 배우는 데 실생활에 연결시키지는 못하잖아요. 그런 교육을 왜 받고 있어야 하는지 잘 모르겠는 거예요. 조금 더 열린 교육을 해야하지 않나 생각해요. 저는 제가 받은 교육이 아쉬워요. 윤성용 :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고등학교 때는 이미 정해진 지식을 흡수하는 데에 여념이 없었거든요. 수학 공식이든 문학이나 사회 지식이든. 그걸 빨리 문제로 풀어내는 것에 집중했었고요. 대학교도 똑같았어요. 이미 만들어진 지식을 외우는 공부만 하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대학교 때 수업을 잘 안들었죠.(웃음) 김승원 : 외국에서는 교수님과 토론하면서, 얼마든지 자신의 생각을 말할 수 있잖아요. 그런데 우리는 책 속에 있는 지식이 변하지 않는 완전한 진리처럼 생각하면서, 그것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면 ‘이상한 사람이다. 4차원이다.’라고 여기는 분위기가 있어요. 자유롭게 논의할 수 있어야 하는데, 여전히 일방적으로 지식을 습득하는 분위가 유지되는 것이 아쉬워요. 윤성용 : 돌이켜보면 ‘그냥 받아들여야 되는 것’이 마인드셋이었어요. 그런 태도로 수업에 들어가면 질문을 할 수가 없어요. 그게 진리고 정답이니까 그저 외우는 거죠. 의구심을 가지려면 판단을 해야해요. 그 내용이 옳은지, 그른지, 나에게 어떤 식으로 도움이 되는지. 저는 그렇지 못했다는 게 저 스스로도 아쉬운 점이에요."당신들은 보고 있어도 보고 있지 않다. 그저 보지만 말고 생각하라. 표면적인 것 배후에 숨어 있는 놀라운 속성을 찾으라." - 화가 파블로 피카소 창조를 이끄는 13가지 생각도구 윤성용 : 이 책은 창조적인 사람들이 ‘무엇’을 생각했는지가 아닌, ‘어떻게’ 생각했는지를 알아야 한다는 것에서 출발해요. 그리고 창조를 이끄는 13가지의 생각도구*를 다양한 사례들과 함께 소개하죠. 김승원 : 이 중에서 평소 잘 사용하는 것이 있나요? 윤성용 : 제가 가장 자주 쓰는 건 ‘관찰’인 것같아요. 모든 글 쓰는 사람들은 관찰에서부터 시작할 수 밖에 없거든요. 오감을 가지고 외부를 관찰하거나, 혹은 나의 생각과 감정을 내부적으로 관찰할 수도 있어요. 단순히 보고 듣는 것이 아니라 깊이있고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이는 거죠. 관찰은 가장 자주 사용하고, 더 잘하려고 노력하는 쪽인 것같아요.김승원 : 그렇군요. 저는 13가지 중에서 절반 정도는 자주 사용하는 것같아요. 관찰, 형상화, 유추, 몸으로 생각하기, 감정 이입, 놀이, 통합이요. 윤성용 : 몸으로 생각하기는 저에겐 낯설었어요. 혹시 평소에 어떻게 사용하세요? 김승원 : 제가 무용도 배웠고, 요가나 연극도 하다보니까 몸을 써서 생각하거나 표현하는 활동을 많이 해봤어요. 윤성용 : 신기하네요. 저는 살면서 몸을 거의 안 쓰거든요.(웃음) 또 다른 것은 무엇이 있나요? 김승원 : 저는 '형상화'를 자주 사용해요. 책을 읽거나 대화할 때, 머릿 속으로 그림을 그려서 이해해요. 예를 들어서, ‘마음’은 눈으로 볼 수 없잖아요. 저는 마음에 대한 형상을 갖고 있어요. 위에는 채반이 있고, 아래에는 큰 대접에 물이 있어요. 물은 무의식의 세계예요. 외부로부터 경험이나 감정, 지식들이 채반 위에 쌓이면, 그게 부셔지거나 잘리거나 녹아서 무의식의 세계로 떨어지는 거예요. 그런 식으로 저는 손에 잡히지 않는 개념을 제 나름대로 형상화해서 이해하는 경향이 있어요. 윤성용 : 너무 좋네요. 추상적인 개념은 상상하기 어려우니까, 자신만의 이미지나 형상으로 떠올려서 이해하는 거군요. 김승원 : 방금 말씀드린 방식이 '형상화'이자 '유추'이기도 한 것같아요. 생각의 도구들이 하나씩 독립된 것이 아니라 결합해서 쓰여진 거죠. 윤성용 : 맞아요. 가장 마지막 도구가 '통합'이에요. 결국 여러 생각도구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창조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같아요. 우리가 통합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면 세상에 넘치는 정보도 쓸모없다는 거죠. * 13가지 생각도구 : 관찰, 형상화, 추상화, 패턴인식, 패턴형성, 유추, 몸으로 생각하기, 감정이입, 차원적 사고, 모형 만들기, 놀이, 변형, 통합 "내가 하려는 일이 핵물리학의 발전에 얼마나 기여하는가는 중요치 않다. 문제는 그 일이 얼마나 즐겁고 재미있느냐다." -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 전문가가 아닌 전인(全人)이 되어라 윤성용 : 책 마지막에는 ‘전인 교육’에 대한 내용이 나와요. ‘전문가가 되지 말고 전인(全人)이 되어라. 다양한 분야에 대한 이해와 상상력이 풍부한 만능인이 되도록 교육해야 한다.’ 이것이 이 책이 결론적으로 말하고 싶었던 메시지인 것같아요. 어떠세요. 전인 교육에 대해 공감하시나요? 김승원 : 서문에 ‘우리는 지식의 풍요 속에서 암흑기를 맞고 있다.’라는 말이 있었잖아요. 여기서 말하는 전인 교육이라는 게 이런 암흑기를 벗어나는 방법이지 않나 생각해요. 윤성용 : 더 이상 지식이 특별하지 않은 시대가 됐잖아요. 내가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는가는 중요하지 않은 것같아요. 대신에 그 지식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가 더 중요해진 시대인거죠. 김승원 : 지식을 머릿 속에 입력하는 것보다도, 빠르게 학습하고 응용하고 잊어버리고 또 다시 학습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어야 할 것같아요. 그러기 위해서는 전범위적인 분야를 다양한 방식으로 경험하는 것이 필요해요. 그리고 열심히 놀아야 할 것같아요. 윤성용 : 맞아요. 흥청망청 노는 게 아니라, 생산적이고 다양하게 놀아야 해요. 그래서 저는 우리의 다음 세대, 또는 미래의 자녀가 부러워졌어요. 공부나 일이 아니라, 놀면서 배우고 생각하는 세대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김승원 : 지금은 교육의 최종 목표가 대학이어서 이 문제가 어려운 것같아요. 그런 것에서 떠나서 생각할 수 있다면 더 자유로워질 수 있을 텐데요. 윤성용 : 만약 자녀가 대학교에 진학하지 않겠다고 결정한다면 지지해주실 건가요? 김승원 : 네, 대학교는 필수 교육과정이 아니니까요. 하지만 필수 교육과정인 중학교까지는 다녔으면 좋겠어요. 고등학교 대신에 홈스쿨링이나 다양한 방법으로 교육받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윤성용 : 승원 님 같은 분들이 많아진다면, 교육에 대한 사회의 시선도 빠르게 변하지 않을까요. 김승원 : 그랬으면 좋겠네요.(웃음) "과학자는 우주의 한 점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을 보고, 시인은 시간의 한 점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을 느낀다." - 소설가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생각의 탄생> 총평 윤성용 : 마지막으로 이 책에 대해 총평을 해주신다면요? 별점을 매기는 건 좀 그럴까요? 김승원 : 별점을 매긴다면 5점 만점에 3개 반이요. (455 페이지는) 조금 부담스러운 감이 있어요. 생각도구 하나씩 낱개로 책이 나왔다면 어땠을까 생각해봤어요. 그리고 이 책에 나온 인물들과 사례가 모두 서양 위주예요. 동양 사람이 한 명도 없어서 아쉬웠어요. 하지만 생각도구 13가지를 발견하고, 그것을 다양한 사례로 풀어냈다는 점에서 재밌었어요. 제가 잘 사용하지 않는 생각도구에 대해서 알게 되니까, 앞으로 어떤 것들을 더 해볼까 고민해볼 수 있었어요. 한번쯤 읽어보면 좋은 책이라고 생각해요. 윤성용 : 저는 조금 후한 사람이니까 4점. 아니다, 3개 반이요. 중간중간에 지극히 서양적인 시각에서 나온 근거들이 많이 보였어요. 말씀하신대로, 서양학자가 서양의 역사와 인물에서 뽑아낸 인사이트이기 때문에 한계가 분명 있어요. 하지만 이 책을 읽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던 이유는, 보통 천재나 창조적인 사람이 우리와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잖아요. 실제로는 그들이 생각하는 방식이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아요. 다만 꾸준히 훈련하고, 다양하게 활용한 사람들인거죠. 물론 우리가 이 생각도구를 잘 활용한다고 해서 천재가 될 수는 없겠지만요. 김승원 : 꼭 천재가 되어야할 필요도 없잖아요. 윤성용 : 맞아요. 우리가 꼭 천재가 될 필요는 없죠. 하지만 위대하고 창조적인 일은 하고 싶어요. 그런 점에서 제가 어떤 방식으로 생각하는지에 대해서 고민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 다음 'xyzorba book'은 문보영 산문집 <사람을 미워하는 가장 다정한 방식>입니다. 많은 기대 부탁드릴게요! 📮 F E E D B A C K 당신의 생각이 궁금해요 "오늘 xyzorba book은 어땠어요?" 피드백은 모두 꼼꼼히 읽고 있어요. 앞으로도 더 나아지도록 노력할게요. 끝까지 읽어주셔서 고마워요, 친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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