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 친구. 잘 지냈나요. 이번주에 쓰고 읽고 본 콘텐츠를 보내줄게요.
안녕, 친구. 잘 지냈나요 이번 주에 쓰고 읽고 본 콘텐츠를 전해줄게요 ✉️ L E T T E R 당신에게 전하고 싶은 말
단골 빵집이 있습니다.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입니다. 빵집을 가기 위해선 좁은 골목을 몇 번 지나야 했습니다. 동네 주민들도 우연히 발견할 만큼 작은 빵집이었습니다. 이 빵집에 자주 가는 이유는, 빵도 무척 훌륭하지만 무엇보다도, 사장님 인심 때문입니다. 언제나 이웃집 할머니 같은 푸근한 인상으로 손님을 맞아주었습니다. 늘 웃는 얼굴이었으며 말수가 많았습니다. 그분은 나를 만날 때마다 "아이고, 젊은이. 키가 아주 크시네. 키가 몇이신가요? 우리 딸들은 글쎄 키가 크다가 말았어. 여자 손님 중에도 키 크신 분이 한 분 있어요. 그 손님은 모델이래요."라는 식으로 말문을 열었습니다. 문득 자신이 말이 많다는 생각이 들면, 이런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우리 빵집은 이렇게 호구조사를 해요. 우리 딸은 계산만 해주고 아무 소리도 하지 말라는데. 요즘 젊은 사람들은 그런 거 싫어한다고요. 근데 나는 이렇게 잠깐이라도 얘기하는 게 좋아요." 그러면 나도 이런 대화가 좋다고 대답합니다. 동네 가게에서도 사람 대 사람으로 말할 수 있는 곳은 많지 않다고 말입니다. 나는 구수한 냄새를 맡으며 후끈한 온기를 느끼며 빵을 고릅니다. 하나같이 투박하게 생긴 빵이었습니다. 깡빠뉴, 통밀빵, 호밀빵, 치아바타... 모두 소박하지만 건강해 보였습니다. 내가 빵을 골라 계산하고 뒤를 돌아서면, 사장님은 "아직 가지 말아 봐요."라며 나를 다시 붙잡았습니다. 그리고 직접 구운 쿠키이며, 자투리 빵이며, 치아바타 같은 빵들을 챙겨주는 것입니다. 그리고는 오늘은 더 주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우리 할머니나 할법한 말을 합니다. "우리 딸은 자꾸 공짜로 주지 말라고 하는데, 나는 자식들 보는 것 같아서 안 챙겨줄 수가 없어요. 그리고 다른 빵도 먹어봐야 맛있는 줄 알잖아요. 우리 딸이 만든 치아바타가 정말 맛있거든. 건강한 재료로만 만들고. 처음 먹을 땐 모르지만, 자꾸 먹다 보면 너무너무 좋은 빵이라는 걸 알 거예요." 그러면 나는 연신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이 빵집은 치아바타를 닮은 것입니다. 소박하지만 건강하고 한번 먹으면 자꾸 생각나는 치아바타. 그 맛은 내가 그동안 잊으며 살아왔던 것들을 떠오르게 만들었습니다. 이를테면, 사람이라든가 정이라든가 따뜻함 같은 것들이었습니다. 요즘은 사람 만나기가 어렵습니다. 그런 날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생각만큼 불편하진 않지만, 그럼에도 조금씩 그리운 것들이 생깁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데 있어서 무엇이 필요한가를, 나는 다시금 생각해보고 있습니다. 2020년 3월 첫째 주 무엇이든 그리운 마음으로 윤성용 드림 ✒️ R E A D I N G 당신이 꼭 읽었으면 하는 글 도대체 이 사랑은 무얼까. 어떻게 이렇게나 듬뿍 가능할까. 나도 존자 씨 같은 할머니가 될까. 사랑과 미안함과 고마움을 지치지도 않고 반복해서 말할 수 있을까. 다음 주면 다 져 버릴 꽃길을 천천히 걸어 집에 돌아왔다. 할머니와 나란히 걸은 듯했다. 제가 좋아하는 이슬아 작가님의 글입니다. 할머니와의 통화를 소재로 쓴 글인데, 그 내용이 생생하고 귀엽습니다. 무지막지하게 말을 쏟아내다가도, 옛 생각에 울먹이다가도, 사랑한다는 말을 반복하는 할머니의 모습이 어쩐지 재밌기도, 슬프기도 합니다. 우리는 본능적으로 생명을 사수하기 위한 행동을 하며 살아갈 겁니다. 계속 불안해할 겁니다. 그건 따로 공부하거나 애쓰지 않아도 그런 방향으로 행동하고 선택하며 살아가는 것입니다. 하지만 ‘평온한 마음’ 즉, 행복감을 위해서는 의도적으로 공부하고 연습해야 합니다. 그건 몸에 새겨져 있지는 않거든요. '우리는 왜 불안하고 괴로울까요.' 이 글에서 우리가 가진 산만함, 불안함, 부정적 경향은 생존에 유리하게 진화해온 방식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현대에 와서 이것들은 오히려 우리를 괴롭게 만들고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평생 행복을 공부하고 훈련해야 할 운명일지도 모르겠습니다. 🎧 M U S I C 당신이 좋아할 것 같아서 조금 더 웃어주고서 조금 더 반겨줄 걸 조금 더 손잡고서 조금 더 나눠줄걸 뮤지션이자 색소포니스트 '김오키'의 음악을 추천드립니다. 그는 트럼펫 연주자 '마일스 데이비스(Miles Davis)'의 음악에 감명을 받아 색소폰을 배우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트럼펫을 색소폰으로 착각했다는데 인생이란게 참 재밌는 것같습니다. 그의 음악을 듣다보면, 색소폰을 목소리 삼아 노래를 부른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밖을 자유롭게 돌아다니지 못해 답답하시다면, 마음을 울리는 색스포니스트의 재즈로 영혼을 달래보세요. 📮 F E E D B A C K 당신의 생각이 궁금해요 "오늘 xyzorba는 어땠어요?" 보내주는 피드백은 늘 꼼꼼히 읽고 있어요. 좋은 말은 마음에 두고, 지적은 기꺼이 반영할게요. 답장을 원한다면 메일 주소를 함께 남겨주세요. P S 1. 이번주 목요일에는 'xyzorba_book : 생각의 탄생'을 보내드립니다. 2. 몸 건강에 유의하세요, 친구. 그럼에도 좋은 하루이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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