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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친구. 잘 지냈나요. 이번주에 쓰고 읽고 본 콘텐츠를 보내줄게요.
안녕, 친구. 잘 지냈나요 이번 주에 쓰고 읽고 본 콘텐츠를 보내줄게요
✉️ L E T T E R 당신에게 전하고 싶은 말
요즘은 '회복 탄력성'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돌이켜보면, 나는 무딘 사람이 아니라 회복이 빠른 사람이었습니다. 세상이 무너질 것 같은 좌절을 맞이해도, 맥주 몇 캔을 마시고 잠에 들면 다시 괜찮아졌습니다. 그런데 사회에 나가면서 겪는 좌절은 깊고 잦았습니다. 맥주와 잠과 주말만으로는 미처 회복하지 못했습니다. 그런 날들이 반복됐습니다. 현재 나의 회복탄력성은 온전히 나의 절친한 친구가 맡고 있습니다. 내 축 처진 어깨를 발견하면, 친구는 내게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묻습니다. 나는 맥주와 위로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그러면 우리는 외투를 걸치고 동네에 조그만 펍을 찾습니다. 맥주를 한잔씩 시키고 나의 하소연을 들어줍니다. 그리고 조곤조곤 내게 이야기를 해줍니다. '나는 당신이 밝은 글을 많이 썼으면 좋겠어. 우울한 글이 싫다는 건 아닌데. 날씨로 치면 장마보다는 맑은 날이 많은 게 좋잖아.' '나는 모닥불이고 당신은 숯불이야. 아니 전기장판. 나는 활활 타오르고 금방 꺼지지만, 당신은 은근하게 오랫동안 가니까. 그러니까 당신은 끈기 있는 게 장점이야.' '내 생각엔 그건 당신 잘못이 아니야. 당신이 그걸 고민할 필요는 없어.' '당신은 글을 써야 되는 사람이야. 소재를 얻어서 메모할 때마다 항상 웃음을 띄고 있고 있어. 그럴 때 가장 기뻐 보여.' 그러면 나는 '그런가?'하고 반문했다가, '당신 말이 맞는 것 같아'라고 고개를 끄덕이다가, '나 조금 더 해볼게.'라며 머쓱하게 웃어 보이곤 했습니다. 그렇게 엉켜있던 마음이 풀어지는 것이었습니다. 그녀의 다정한 말들은 내게 어떠한 것보다도 가장 위로가 되었습니다. 친구는 언제나 내게 이렇게 말하는 듯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나오지 않는 문제는 고민하지 말 것. 당신은 괜찮은 사람이란 걸 잊지 말 것. 나는 이상하게도 당신을 만난 뒤부터 운명론자가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이를테면, 내가 이 사람을 만나 이런 말을 듣게 된 것은 분명 이유가 있을 거야.라는 식이었습니다. 당신 같은 사람과 나 같은 사람은 어디든지 있을 수 있겠으나, 그중에서도 하필 우리 둘이 만난 것은 어쩌면 정해져 있던 건 아니었을까 라는 터무니없는 생각을 나는 자주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당신에게 위로가 필요할 때면, 나는 이렇게 말해주고 싶습니다. 그 어떤 의미보다도 당신의 오늘 기분이 내게는 더 소중하다고. 당신의 말에 나는 내일을 살아간다고.
2019년 11월 셋째주
위로가 필요한 한주를 보낸
윤성용 드림 ✒️ R E A D I N G 당신이 꼭 읽었으면 하는 글 나는 가을 초입의 나무 한 그루가 연출한 것인지도 모를 한 소녀와 소년의 감정을 오래 기억하고만 싶다. 이 사랑의 그림 한 장을 가슴팍에 품은 이상 당분간 등짐을 무거이 지고도 뛸 수 있을 것 같다. 나무도 나를 기억했으면 한다. 나무 아래에서의 일들을 몰래 훔쳐보고는 하나하나 세세히 간직하려는 한 사내의 안간힘이 이 가을을 아끼고 있다는 사실까지도 말이다...[더 읽기] 이병률 시인이 쓴 몽글몽글한 브런치 글입니다. 일전에 그가 쓴 <내 옆에 있는 사람>이라는 산문집을 감명깊게 읽었었는데요. 이 글은 시인이 관찰한 소년과 소녀의 풍경을 눈 앞에 있는 듯 묘사될 뿐만 아니라, 심장의 두근거림이나 얼굴의 온도까지도 전해지는 듯 합니다. 한 회사를 10년 넘도록 다녀버렸다. 잘 나가는 카피라이터라면 3년에 한 번씩 이직해야 하는 거 아니야? 한때는 이직을 못해본 사실이 부끄러웠던 적도 있었다. 헤드헌터의 연락을 받고 가슴이 두근거린 적도 있었지만, 게을렀고 만족했다. 무엇보다 우리 집에서 가장 가까운 대행사라는 이유로 이곳에서 더더욱 벗어날 수가 없네.... [더 읽기] 퇴사가 트렌드라지만, 퇴사하지 않는 분들의 마음도 궁금해요. '나 이대로 있어도 괜찮은건가?'라는 불안이 분명 있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현재 내게 주어진 상황에서 만족감을 찾는 것 또한 중요한 과정이 아닐까요. 10년째 퇴사 지망생으로 보낸 카피 라이터의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 M U S I C 당신이 좋아할 것 같아서
네 손을 잡고 싶어 사실은 네 마음 알고 싶어 너를 알고 싶어 사실 난 네 손을 잡고 싶어 뉴트로 감성을 좋아하세요? 최근에 나온 노래지만 왠지 90년대로 돌아간 것같은 노래가 있습니다. 당시의 의상과 멜로디를 그대로 재현했는데요. 힐리스를 타고 등장하는 보컬의 굳은 표정과 율동이 포인트입니다. 90년대 감성, 공감하실지 궁금해요. 참고로 저는 꽤 오랫동안 빠져있었어요. 📮 F E E D B A C K 당신의 생각이 궁금해요 "오늘 xyzorba는 어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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