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 친구. 잘 지냈나요. 이번주에 쓰고 읽고 본 콘텐츠를 보내줄게요. 웹에서 보기
안녕, 친구. 잘 지냈나요 이번 주에 쓰고 읽고 본 콘텐츠를 전해줄게요 L E T T E R 당신에게 전하고 싶은 말
문득 한적함이 그리울 때마다 나는 빈탄을 떠올렸습니다. 빈탄은 인도네시아 북부에 있는 작은 섬입니다. 해외에서 교환학생을 하던 시절, 그곳에서 며칠간 지낸 적이 있습니다. 나는 섬에 머무를 때마다 여유를 되찾았습니다. 어디서든 바다를 쉽게 볼 수도 있지만, 뭐랄까요, 섬이 가진 안온한 분위기를 좋아했습니다. 빈탄섬은 고급 리조트로 유명하지만, 가난한 학생이었던 나는 로컬에서 지냈습니다. 사람들은 친절했고 물가는 저렴했습니다. 낮에는 얕은 바다에서 스노클링을 하고 방갈로에서 나시고랭을 먹었습니다. 빈탄 맥주를 마시면서 바라본 노을은 잊을 수 없을 정도로 신비로웠습니다. 나무 기둥에 부딪히는 물결 소리와 노을빛에 따라 바뀌는 풍경과 낡은 기타를 치며 모여있는 아이들을 바라보면서, 세계는 아름답다는 생각을 가만히 떠올렸습니다. "세계는 아름다우니까 영화를 만드는 거야. 깨닫지 못하는 것일 뿐 세계는 아름다워. 그런 눈으로 보는 것뿐이야." 은퇴 선언을 번복하고 영화 제작에 나선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것은 마지막일지도 모를 작품 앞으로 노장 감독을 이끌어낸 힘이었습니다. 그에게 삶이란 영화를 만드는 일이니, 결국 그는 세계가 아름답기에 살아가는 셈입니다. '세계는 아름답다.' 우리는 그 사실을 기억합니다. 이토록 불안하고 막막한 삶을 이어갈 수 있는 이유는 그뿐입니다. 일찍이 삶을 기록한 덕분에, 나는 내 마음 속에 아름다운 순간들을 지닐 수 있었습니다. 나는 언젠가 다시 마주하게 될 그 순간을 기다리기 위해, 혹은 지나간 시간 속에서 가만히 그러나 분명하게 반짝일 수 있도록 힘껏 품으며 살아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2020년 4월 둘째 주 여행 사진을 정리하며 윤성용 드림 R E A D I N G 당신이 꼭 읽었으면 하는 글 중앙일보, 4 min 가끔씩 용기를 내서 휴대폰을 두고 밖으로 나와 동네 공원이나 산으로 가보자. 끝없이 울리는 문자 수신 소리나 읽고 나면 마음을 복잡하게 만드는 뉴스에서도 잠시 거리를 둬보자. 인터넷에서 멀어질수록 당신은 잊고 있었던 자신과 우주의 생명을 다시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서 지금의 삶이 잠시 동안 선물처럼 주어진 것이라는 점을 기억하게 될 것이다. 생기넘치는 세상은 우리 주변에서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주의를 기울이지 않기 때문에 발견하기가 어렵습니다. 저도 요즘엔 되도록 이어폰을 사용하지 않고, 휴대폰은 주머니 속에 넣어두려고 합니다. 어색하기도 하고 답답한 마음마저 드는데요. 그동안 신경쓰지 못했던 삶의 소리와 풍경을 감각할 수 있게 되는 걸 느끼곤 합니다. 브런치, 4 min 경계를 넘어서는 보다 쉬운 방법은 하지 못해도 괜찮다는 걸 아는 것, 그래서 시도해 보는 것이다. 실패의 두려움 대신 작은 용기를 내는 순간 나도 모르게 갇혀 있던 울타리 바깥으로 나왔음을 알게 된다. 해냈다는 걸 깨닫는 순간 우리들은 안도하고 또 자란다. 우리는 경계를 넘어서는 순간에 새로운 세상을 만납니다. 그 경계란 '피하기'와 '마주하기' 사이에 그어진 선을 의미합니다. 우리가 그 경계를 쉽게 넘지 못하는 이유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입니다. 나 자신의 부족함과 불완전함, 실패한 나를 만나고 싶지 않은 마음이겠죠. '해내지 못해도 괜찮아'라는 마음을 가질 때, 비로소 우리는 새로운 세계를 마주하게 됩니다. M U S I C 당신이 좋아할 것 같아서 I'll take one more sleepless night 하룻밤을 더 샐거야 Then book the cheapest flight 그러고 나서 가장 싼 항공권을 예약 할거야 요즘따라 여행 생각이 간절하네요. 오늘은 답답한 마음을 달래줄 음악을 가져왔습니다. 작년에 힙스터들의 힙스터로 떠오른 브리티쉬 밴드 PREP의 데뷔곡입니다. 언뜻 소년처럼 들리는 특이한 보컬과 섬세하고 그루브한 시티팝 사운드가 멋진 노래입니다. 비행기를 타고 우주로 날아가는 느낌, 가로등을 지나치는 느낌이 들어서 늦은 밤에 듣기 좋습니다. 리듬에 따라 고개가 저절로 흔들릴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 P.S 미처 못다한 이야기 1. 지난 월요일 뉴스레터에서 인터뷰 기사를 소개하는 중에 배우 '박정민'님의 이름이 '김정민'으로 나가는 실수가 있었습니다. 앞으로는 더 꼼꼼하게 확인하여 실수가 없도록 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2. 지금까지 xyzorba에서 추천한 음악을 모아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었습니다. 커피를 마실 때, 마음이 싱숭생숭할 때, 우리가 이 세상의 주인이 아닌 것처럼 느껴질 때 들어보시면 좋을 거예요. 3. 이번 목요일에는 'xyzorba_brand : 구독 경제'를 보내드립니다. F E E D B A C K 당신의 생각이 궁금해요 "오늘 xyzorba는 어땠어요?" 보내주는 피드백은 늘 꼼꼼히 읽고 있어요. 좋은 말은 마음에 두고 지적은 기꺼이 반영할게요. 항상 고마워요. 안녕,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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