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 친구. 잘 지냈나요. 오늘은 '구독 경제'에 대해 이야기 해볼게요.
brand 구독 경제 '구독 경제(Subscription Economy)'란 일정 금액을 먼저 지불하고 특정 기간, 또는 정기적으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용하는 경제모델을 말합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넷플릭스, 멜론 뿐만 아니라 면도날, 커피 원두, 미술 작품, 자동차 구독 서비스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이렇듯 새로운 소비 형태가 우리의 일상에 빠르게 자리잡고 있는데요. 오늘은 구독 경제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 오늘 이야기 할 사람들 - - 윤성용 : 뉴스레터 xyzorba 발행인. 진지한 대화를 좋아합니다. 삶에 대한 깊고 다양한 고민을 자주 합니다. 제너럴리스트를 꿈꿉니다. - 선정수 : 애정과 공감을 원동력으로 살아갑니다. 사람과 브랜드를 좋아하며, 그 안의 '이야기'에 집중합니다. '보다 가치 있는 삶'을 제안하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당신은 무엇을 '구독'하고 있나요?
선정수 : 지금 구독하고 계신 서비스가 궁금해요. 오늘 하루 중에 사용하신 구독 서비스가 있으신가요? 윤성용 : 저는 어젯밤에는 넷플릭스를 보다가 잠들었고, 오늘 아침에는 퍼블리와 리디북스에서 콘텐츠를 읽었고, 여기 오는 길에는 유튜브 프리미엄으로 음악을 들으면서 왔어요. 선정수 : 저도 비슷해요. 오늘 퍼블리 콘텐츠를 읽었고, 주말에는 넷플릭스로 드라마 <킹덤>을 봤어요. 요즘 구독 서비스가 많아지고 있잖아요. 콘텐츠뿐만 아니라 자동차, 예술작품도 구독할 수 있고요. 다양한 분야에서 구독 서비스가 생겨나는 것 같아요. 윤성용 : 구독 서비스도 종류를 나눌 수 있을 것 같아요. 무제한형(넷플릭스형)은 기간 내에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는 형태고요. 또 하나는 렌탈형이 있는데 정수기, 자동차 렌탈이 여기에 해당돼요. 마지막으로는 정기배송형이에요. 국내에서는 '와이즐리'의 면도날 구독 서비스나 '핀즐'의 그림 정기구독 서비스, '꾸까'의 꽃 정기구독 서비스가 대표적이에요. 선정수 : 콘텐츠든 소비재든 지속적으로 소비하고 싶을 때 우리는 구독을 하잖아요. 어느새 구독이 일상이 된 시대 같아요. "나 이거 샀어."와 "나 이거 구독해."는 간극이 큰 느낌이에요. 애착이나 팬심이 더 느껴진다고 해야 할까요. 예전보다 '구독'이 정의하는 영역이 커진 것 같아요. 윤성용 : 그렇네요. ‘구독한다’라는 말에는 "이 브랜드를 애정한다."와 "앞으로도 계속해서 소비할 것이다."라는 의미가 담겨 있는 듯해요. 자동차도, 집도 구독하는 시대
윤성용 : '자동차도 구독하는 시대'라는 말이 있더라고요. 현대 셀렉션, 기아 플렉스, 볼보 케어처럼 한 달에 한 번씩 자동차 모델을 바꾸어 탈 수 있는 자동차 구독 서비스도 많이 생겨났어요. 선정수 : 자동차 구독을 생각해보신 적 있으세요? 윤성용 : 자동차는 구독하기보다 소유하고 싶어요. 왠지 두 번째 집 같은 느낌이에요. 선정수 : 저도 확실히 그런 느낌이 있어요. 미국의 ‘클러치’라는 자동차 구독 서비스는 다양한 브랜드의 차종을 선택할 수 있다고 해요. 제조업체들도 고객의 운전습관이나 취향 데이터를 통해서 더 좋은 차를 개발할 수 있고요. 구독 서비스로 장기간 동안, 자주 사용하도록 만들기 때문에 정교한 데이터가 쌓이는 거죠. 윤성용 : 재밌네요. 자동차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내 차’를 소유하는 것보다 다양한 차를 타는 경험이 더 중요한 거잖아요. 선정수 : 만약 무인 자동차의 시대가 오고, 더 이상 운전할 필요가 없게 된다면 소유하는 의미가 없어지지 않을까 싶어요. 마치 커피를 오천 원짜리를 마시냐, 만 원짜리를 마시냐의 차이가 될 수도 있는 거죠. 지금처럼 생활에 필요한 대부분을 빌리거나 공유하는 형태로 간다면, 과연 무엇을 소유하게 될까 궁금하기도 해요. 윤성용 : 우리가 진짜로 소유하게 될 것은 무엇인가? 선정수 : 보통 우리가 소유하는 가장 큰 자산을 ‘집’이라고 생각하잖아요. 그런데 재밌는 건 집도 공유하거나 구독할 수가 있더라고요. 일본의 ‘어드레스(Address)’라는 서비스인데요. 25개의 주거공간을 마련하고, 매월 약 42만 원의 금액을 지불하면 비어있는 공간에서 원하는 만큼 지낼 수 있다고 해요. 어떻게 보면, 남의 집뿐만 아니라 내 집도 잠깐 살게 되는 거예요. 윤성용 : 자동차, 집에 대한 소유의 경계선도 점점 줄어들고 있군요. 이제 정말 무엇이 남게 될까요? 이를테면, 집에 있는 물건 중에서 ‘내 것은 뭐지?’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어요. 선정수 : 그때부터는 무엇을 갖고 있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오히려 무엇을 소유하는지가 중요할 것 같아요. 공유하지 않고, 직접 소유한다는 건 그만큼 애착이 있다는 뜻이니까요. 우리는 왜 구독을 할까?
윤성용 : 우리는 왜 구독을 할까요? 왜 지금 구독이 뜨고 있을까요? 선정수 : 맞벌이 부부와 1인 가구가 증가했다는 점이 있을 것 같아요. 마트나 창고형 매장이 많이 생겨났지만, 누구나 접근하기 쉽지 않거든요. 퇴근하면 시간도 없고요. 그래서 이커머스와 O2O 플랫폼이 많이 활성화되었는데요. 거기에서 더 나아간 형태가 조금씩, 정기적으로 배송해주는 구독 서비스가 아닐까 싶어요. 윤성용 : 매번 신경은 써야 하는데 귀찮은 것들은 아무래도 정기 배송이 편하겠죠. 선정수 : 또 하나는 경제 불황이 계속되고 소득이 정체되면서, 중고매매와 구독 경제 시장이 커졌다고 해요. 신제품 대신 중고품을 사거나 구독한다는 거죠. 소유에서 오는 만족감보다 체험에서 오는 만족감이 더 커졌고, 공유 경제에서 더 나아가 빅데이터, 큐레이션을 이용한 구독 경제가 더 활성화 되었어요. 소유하지 않아도 새로운 트렌드를 경험하고, 저렴한 비용으로 만족감을 극대화하는 방식이 구독 경제가 아닌가 싶어요. 윤성용 : 경제 불황으로 중고매매 시장이 같이 늘어난다는 게 재밌네요. 저희 부모님은 절대 중고를 사지 않으시거든요. 선정수 : 저도 얼마 전에 중고 가방을 샀는데, 저희 엄마가 “중고를 왜 사!”라고 얘기하시더라고요. 확실히 부모님은 소유에 큰 가치를 두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평소에 자주 쓰는 것들을 구독하기도 하지만, 큐레이션이 필요한 것들을 구독하기도 하는 것 같아요. 예를 들면, 구독료를 지불하고 매달 새로운 양말을 배송받을 수 있는 ‘미하이 삭스’라는 서비스가 있어요. 여기는 재밌는 게 양말 디자인을 선택할 수 없게 해놨어요. 마치 선물처럼 어떤 디자인의 양말이 올지 모르는 거죠. 구독 서비스를 편리함이 아니라 새로운 경험으로서도 이용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기업은 왜 구독 서비스를 할까?
선정수 : 이번에는 브랜드나 기업 입장에서 구독 서비스를 택하는 이유를 말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윤성용 : 안정적이라는 점이 제일 장점이죠. 주기적으로 예측 가능한 수입을 얻을 수 있고, 무엇보다도 선불 구조예요. 선정수 : 재고 관리도 효과적일 것 같아요. 그리고 콘텐츠 사업은 여러 사람에게 무제한으로 소비될 수 있잖아요. 그런 점에서 구독 서비스가 효율적이지 않나 싶어요. 윤성용 : 충성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있어요. 내가 생산하는 재화나 서비스, 플랫폼을 사용해줄 고객과 장기적인 관계를 맺기에 좋죠. 선정수 : 어쩌면 한 달이라는 시간을 통해, 구독자에게 자신의 브랜드를 알리는 복합적인 방식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윤성용 : 일단 한 달을 사용해보고, 앞으로 계속 사용할지 여부가 결정하게 되니까요. 초기에 진입하는 장벽은 낮을 수도 있겠어요. 심리적으로 구독하기는 쉬운데, 구독을 취소하는 건 어렵잖아요. 기업 입장에서는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선정수 : 사용자와 지속적인 접점을 유지하면서 고객 데이터를 쌓고, 그걸 이용해서 더 정교한 큐레이션을 제공하는 '선순환 구조'가 가능하다는 점도 있어요. 소비자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가 있는 게, 고정적으로 지출은 되는데 비용만큼 이용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강박이 생길 수 있잖아요. 결국은 계속해서 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찾게 만드는 것이 구독 서비스의 중요한 과제가 아닌가 싶어요. 윤성용 : 서로 발전하는 관계라는 느낌도 드네요. 구독자는 데이터와 피드백을 주고, 기업은 구독자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요. 소유에서 공유로, 공유에서 구독으로
윤성용 : 저에게 공유해주신 아티클을 읽어봤어요. 소유 경제에서 공유 경제로, 그리고 이제 구독 경제로 넘어가게 되었다는 내용이 흥미로웠어요. 선정수 : 공유 경제는. 플랫폼 내에 종속되어 경쟁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공급자에게 불리하다는 문제가 있었어요. 결국엔 중개수수료를 챙기는 플랫폼 플레이어에게 부가 집중되고요. 반면에 구독 경제는 공급자가 메인 플레이어예요. 중간 플랫폼이 필요 없기 때문에 비용을 온전히 소비자에게 집중할 수 있는 거죠. 윤성용 : “어떻게 하면 브랜드와 소비자가 윈윈할 수 있을까”에 대한 전략이 결국 구독 경제로 이어졌다고 말할 수 있겠네요. 선정수 : 점점 소비자 중심으로 변하고 있는 것 같아요. 제품이나 서비스도 소비자 중심으로 생산되고 있는데, 그 방식도 소비자와 밀접해지면서 서로 윈윈할 수 있게 된 거죠.. 윤성용 : 소비자 입장에서는 새로운 축이 생긴 느낌이에요. 예전에는 ‘살까, 말까’였다면 이제는 ‘살까, 렌탈할까, 중고 거래할까, 한 달만 구독해볼까, 말까’로 바뀐 거죠. 선정수 : 내가 무엇을 어떻게 소비할지 결정할 수 있게 되었잖아요.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가치가 다양해지고, 가치를 얻는 방식도 다양한 시대가 된 거죠. 앞으로의 구독 경제
윤성용 : 앞으로도 구독 경제가 계속될까요? 선정수 : ‘구독’이라는 말은 바뀔 것 같은데, 소비가 세분화되고 다양해진다는 패러다임은 계속될 것 같아요. 그 방식이 이전엔 소유였고 공유였고 지금은 구독으로 바뀌어 온 거죠. 분명 또 다른 형태가 나타날 것 같아요. 윤성용 : 저도 비슷한 생각이에요. 중요한 것은 ‘관계 맺음’이에요. 더 세분화되고 다양해지는 취향을 반영한 브랜드가 생겨날 것이고, 우리는 어떤 브랜드와 관계를 맺을지에 대해 계속 고민하게 될 거예요. 관계 맺는 방식 또한 그만큼 다양해지겠죠. 선정수 : 앞으로 소비자에게 더 밀접한 방식이 될 것 같아요. 꼭 구독 행위를 하지 않아도, 내가 원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제안할 수 있게 될지도 몰라요. 칩을 내장한다거나 해서요.(웃음) 결국 구독도 귀찮아지는 시대가 오지 않을까요? 윤성용 : 구독도 귀찮아지는 시대. 그럴 수 있겠네요. 요즘은 구독 서비스가 너무 많아지다 보니까, 거기에서 오는 피로감도 있거든요. 어쩌면 구독 서비스를 큐레이션 해주는 플랫폼이 나타날지도 모르겠어요. 선정수 : 브랜드도 성장하지만 소비자도 취향이 계속해서 바뀌잖아요. 그걸 반영하고 제안하기 위한 노력이 밀접해지고 다채로워지는 것 같아요. 요즘은 무엇을 어떻게 소비하고 있는지를 보면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돼요. 소비자도, 브랜드도 이런 측면에서 고민하면서 서로가 효과적인 방식으로 나아가는게 아닐까요. 윤성용 : 소비 사회는 우리에게 “네가 정말로 좋아하는 게 뭐야?”라고 자꾸만 묻고 있어요. 내가 좋아하는 것이 명확하고 다양할 때, 좀 더 즐길 수 있는 사회가 되어가는 것 같아요. 구독자 분들에게 앞으로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아는 것이 중요한 시대가 오고 있다는 말을 해주고 싶어요. 선정수 : ‘좋아하는 것을 딥다이브 할 수 있는 시대’라고도 할 수 있겠어요. 구독자분들이 푹 빠지고 싶은 가치와, 그 가치를 담고 있는 소비재는 무엇일지 궁금하네요. "오늘 xyzorba brand는 어땠어요?" 보내주는 피드백은 늘 꼼꼼히 읽고 있어요. 긴 글 끝까지 읽어줘서 고마워요. 친구,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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