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 친구. 잘 지냈나요. 이번 주에 쓰고 읽고 본 콘텐츠를 보내줄게요.
안녕, 친구. 잘 지냈나요 이번 주에 쓰고 읽고 본 콘텐츠를 전해줄게요 L E T T E R 당신에게 전하고 싶은 말
Photo by Mak 1. 하루 중 가장 좋아하는 시간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저녁을 준비할 때다. 이전에는 몰랐는데 누군가와 함께 밥을 먹는 시간이 참 소중하고 기쁘게 느껴진다. 요리를 할 때는 오로지 요리에만 집중한다. 한 끼를 즐거운 마음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부엌 위에 온 신경을 쓴다. 매일 먹는 밥인데도 왜 언제나 설레고 기대되는 것일까. 무엇이든 '밥 먹듯이' 해내고 싶다는 생각을 요즘 자주 한다. 2. 집에 오는 길에 그녀가 좋아하는 두부를 샀다. 두부를 데치기 위해 우선 냄비에 물을 끓인다. 물이 끓으면 두부가 망가지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넣는다. 한쪽에 도마를 꺼내고 씻은 양파와 대파, 깻잎을 적당한 크기로 썰어낸다. 냉장고에서 돼지 뒷다리살을 꺼내 달군 프라이팬에 위에 올린다. 고기에 설탕을 뿌리면 간이 잘 들고 생강가루를 조금 넣으면 잡내가 사라진다. 고기가 익어갈 때쯤 다진 마늘과 고춧가루, 간장을 넣어 간을 한다. 그리고 준비해둔 양파와 대파를 넣어 함께 익혀준다. 채소가 살짝 숨이 죽으면 김치를 잘라 넣는다. 집에서 보내준 푹 익은 김치다. 신맛이 강한 김치에는 설탕을 적당히 넣어주면 신맛이 사라진다. 맛있는 색이 나올 때까지 달달 볶는다. 이쯤 되면 '맛있는 냄새가 나네?'라는 그녀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때 불을 끈다. 깻잎을 넣고 잘 섞어 잔열로 익혀준다. 마지막으로 참기름을 둘러주고 참깨를 뿌려 마무리한다. 아까 데쳐두었던 두부를 적당한 크기로 썰어서 대접에 함께 담으면 두부 김치가 완성된다. 3. 음식을 제대로 완성해냈다는 기쁨도 있지만, 그것을 맛있게 먹어주는 타인의 모습을 바라볼 때 비로소 요리의 즐거움이 발현된다. 미처 한입을 먹어보기도 전에 "어때, 맛있어?"라고 묻고 싶은 조급함은 모든 요리사가 가진 미덕이다. 행복한 표정으로 내가 만든 음식을 먹어주는 그녀를 바라볼 때면, 평생 이 사람을 위해 요리할 수 있겠다는 마음을 갖게 된다. 4. 내가 글을 쓰는 이유도 이와 다르지 않다. '당신의 글이 내 허기진 마음에 위안이 되었다.'라는 말 한마디가 평생 글을 쓸 이유가 되었다. 그저 따뜻한 문장들을 꼭꼭 씹어 마음 한편을 채워갔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살아있다는 감각은 고립된 생각에서 나오지 않는다. 오히려 타인을 위해 행위할 때, 비로소 우리 안에 불안을 무찌르는 힘이 마련된다. 5. 우리는 그렇게 글쓰는 사람이 된다. 2021년 3월 둘째주 윤성용 드림 R E A D I N G 당신이 꼭 읽었으면 하는 글 그러니 꾸준히 쓸 일이다. 다음, 혹은 그다음 작품이 성공해서 이전 작품들까지 조명을 받게 해줄지 모른다. 특히 문학이 아니라 비문학, 그것도 얼마간 전문성이 필요한 분야에서 책을 냈다면 비슷한 주제로 책을 두 권쯤 더 써보길 권한다. 이어지는 주제로 책을 세 권 낸 저자는 그 분야 전문가로 인정받는다. [더보기] 읽는 사람보다 쓰는 사람이 많아진 시대입니다. 책을 내는 일은 더 이상 먼 꿈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책이 팔리는 것은 조금 다른 이야기입니다. 저는 3년 전 여행 에세이로 첫 출간을 했습니다. 그때 세상 사람들은, 심지어 지인들조차 제 책에 관심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큰 좌절을 겪었습니다. 책이 팔리기 위해선 먼저 유명해져야 한다는 현실을 직시한 것이죠. 그럼에도 또 다시 책을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책 세 권을 낸 저자는 전문가로 인정받는다는 장강명 작가의 칼럼을 믿어보려구요. 지난 책들이 조명받는 날, 언젠가 찾아올지도 모르니까요. M U S I C 당신이 좋아할 것 같아서
그대는 내 아침의 그대는 내 공기의 수억 광년 어둠을 뚫고 날 부르는 별 오늘은 '9와 숫자들'의 <창세기>를 소개해드립니다. '9와 숫자들'은 2009년에 데뷔한 인디 밴드입니다. 독특하게도 멤버들이 숫자로 된 예명으로 사용하고 있는데요. 보컬인 송재경(9)이 주축이 되어 감성적인 모던 록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들의 음악은 특히 시적인 가사가 돋보입니다. 특히 2015년 앨범에 수록된 <창세기>를 듣다 보면 가사에 담긴 의미와 언어의 아름다움에 귀 기울이게 됩니다. 최진영 작가가 소설 <구와 증명>을 집필할 때 반복해서 들었던 노래로도 알려져 있는데요. 내 마음을 어루만져줄 무언가가 필요할 때 이 노래를 들어보세요. P S 전하고 싶은 소식
1. 에세이집 <인생의 계절>을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지난주부터 텀블벅을 통해 펀딩을 시작했는데요. 일주일 만에 벌써 89분께서 후원에 참여해주셨습니다.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참고로 <인생의 계절>은 3월 22일까지 후원을 통해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책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다면 아래 버튼을 누르시거나, 텀블벅에서 '인생의 계절' 또는 'xyzorba'를 검색해보세요. 2년간 뉴스레터로 보내온 가장 개인적인 이야기 2. 이번 목요일 뉴스레터와 팟캐스트에서는 다큐멘터리 영화 <땐뽀걸즈>를 소개해드립니다. 3. 이번주에는 일교차가 크다고 해요.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조심하세요. 그럼 안녕, 친구 "오늘 xyzorba는 어땠어요?" 보내주는 피드백은 늘 꼼꼼히 읽고 있어요. 좋은 말은 마음에 두고 지적은 기꺼이 반영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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