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 친구. 잘 지냈나요. 이번주에 쓰고 읽고 본 콘텐츠를 보내줄게요.
안녕, 친구. 잘 지냈나요 이번 주에 쓰고 읽고 본 콘텐츠를 전해줄게요 ✉️ L E T T E R 당신에게 전하고 싶은 말 저녁식사를 하고 소화시킬 겸 한강공원을 걸었습니다. 평소 산책하는 코스를 따라 걷는데 오늘따라 주위가 요란했습니다. 다리 위에는 열 명의 경찰들이 서 있었고, 다리 아래에는 구급차와 소방대원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어떤 사고가 있었음을 짐작했습니다. 조심히 다리에 올라가 강가를 바라보니, 수난 구조대 배가 한 척 떠있습니다. 그 배 위에서 검정 타이즈를 입은 두 명의 잠수부가 차갑고 어두운 강물 속으로 뛰어들었습니다. 주변에서는 라이트를 밝게 비추었습니다. 몇 분이나 흘렀을까요. 기포가 조금씩 올라오더니 두 명의 잠수부는 아주 깊은 곳에서부터 한 사람을 끌어올렸습니다. 숨 죽이고 있던 주위 사람들의 탄성이 흘러나왔습니다. 물 속에서 끌어올려진 사람은 남성으로서, 그리 젊지도 늙지도 않은 평범한 모습이었습니다. 배 위로 들어 올려지자마자 구급대원은 그에게 심폐소생술을 시행했습니다. 구급대원이 풀무질을 하듯 단단히 힘을 주어 심장을 압박했으나 그의 몸은 미동이 없었습니다. 그는 구급차에 실려갔습니다. 경찰은 다리 위에 놓여있던 유류품과 유서처럼 보이는 종이를 챙겨 철수했습니다. 그가 살았는지 죽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나는 죽음은 무섭고, 한편으로는 쓸쓸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구급차에 실려가는 그의 맨발을 보면서 그렇게 느꼈습니다. 그는 다리 위에 신발을 벗어 두었습니다. 신발을 벗어 두는 이유는 내가 바로 여기, 이곳에서 떠났음을 알리기 위함이라고 들었습니다. 그것은 분명 남겨진 삶에 대한 일말의 미련이 아닌지. 무엇이 이토록 추운 날에 그를 내몰았던 것인지. 그런 생각을 하면 더없이 마음이 아픕니다. 얼굴도 모르는 사람에게 나는 동정심을 느꼈습니다. 요란했던 풍경은 다시 고요해졌습니다. 너무나 고요해서 나는 마치 한 편의 연극을 본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마저 들었습니다. 그 연극의 주제는 '죽음은 삶의 반대편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일부로서 존재하고 있다.'였습니다. 관객들은 모두 빠져나가고, 나만이 비어있는 무대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마음이 어찌나 허무하고 헛헛하던지 집으로 돌아간 길도 잘 기억나지 않았습니다. 2020년 1월 넷째주 연극이 끝난 후 윤성용 드림 ✒️ R E A D I N G 당신이 꼭 읽었으면 하는 글 * 절벽 끝으로 - 류시화 facebook, 5 min
세상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도망갈 곳은 없다. 그때 우리는 스스로 하늘을 만들고 자신도 몰랐던 날개가 돋는다. 무엇인가를 절실하게 갈구한 모든 순간이 날개였다. 날개를 잃었다면 떠올려 보라, 날개가 돋았던 그 순간을...[더보기] 류시화 시인의 개인적인 경험을 담은 글입니다. 그는 오랫동안 인도 여행을 꿈꿨으나 가난했기 때문에 자유로울 수 없었습니다. 그랬기에 필사적으로 글쓰기와 번역에 몰두할 수 있었습니다. 그는 절벽 끝에 몰려있었기에 더 절실할 수 있었다고 말합니다. 절실함이 스스로 날개가 돋도록 만들었습니다. 힘들고 불안한 상황에 처해있는 모든 분들께 이 글을 추천드립니다. * 케 세라 세라 - 이병률 brunch, 1 min 언제나 한 가지 대답이면 된다. 닥치는 대로……. / 될 대로 되라. / 난 겁내지 않는다. / 이것도 운명이다. 이 모든 걸 한마디로 표현할 수 있는 말이 존재한다. 라틴어 '케 세라 세라(Que sers sers)'...[더보기] '케 세라 세라(Que sers sers)'는 영어로는 'Whatever will be, will be'입니다. 번역하자면 '일어날 일은 어떻게든 일어나게 돼있어'라는 뜻으로 '그러니 너무 신경쓰지 말자'라는 뒷말이 내포되어 있습니다. 꼭 모든 일이 우리가 계획한대로만 돌아갈까요? 주위에 신경써야 할 것이 너무 많을 때. 사는 게 너무 괴롭고 팍팍할 때. 이 단어를 외쳐보면 마음이 시원해집니다. "될 대로 돼라! 케 세라 세라!" 🎧 M U S I C 당신이 좋아할 것 같아서 불빛은 배우를 따라서 바삐 돌아가지만 끝나면 모두들 떠나버리고 무대 위에 정적만이 남아있죠 고독만이 흐르고 있죠 지나간 노래를 찾아 듣다보면 그 세련됨에 놀라곤 합니다. 영화 <친구>에서 처음 접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편곡도, 보컬도, 가사도 모두 마음에 남는 노래입니다. 대학생들이 이런 감각적인 재즈풍 팝을 작곡하고 연주할 수 있었다는 게 신기합니다. 저는 이 노래를 들을 때마다 '연극'을 '삶'이나 '사랑'으로 바꾸어 생각하게 됩니다. 모두 떠나버리고 정적과 고독만 남은 무대가 어쩐지 인생의 좌절기나 이별처럼 느껴지거든요. 그 장면이 눈에 그려지듯 선명해서, 더욱 쓸쓸하고 감성적인 음악입니다. ⭐️ N O T I C E 당신에게 할 말이 있어요 안녕하세요, 윤성용입니다. 어느덧 2020년의 첫 달이 끝나가고 있네요. 일전에 말씀드린 공지를 기억하실지 모르겠습니다. 변하지 않는 가치를 다루면서, 구독자 분들을 위해 무엇을 더 할 수 있을까 고민해왔습니다. 그리고 올해 2월부터 월요일, 목요일 주 2회로 뉴스레터를 보내기로 결정했습니다. 월요일은 지금의 형식 그대로 보내드리며, 목요일에는 매주 book/ film/ brand/ human 순서로 새로운 콘텐츠를 아래와 같이 보내드릴 예정입니다. 📅 2월 목요일 뉴스레터 일정
책이나 영화를 미리 읽거나 보신다면 더욱 즐겁게 뉴스레터를 즐기실 수 있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충분히 즐겁게 읽을 수 있도록 만들어볼 예정입니다. 처음에는 조금 서툴고 부족할 수 있으나 점점 나아지는 뉴스레터를 보내드리겠습니다. 언제나 기대와 응원, 그리고 솔직한 피드백을 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설 연휴 잘 보내세요 :-) 📮 F E E D B A C K 당신의 생각이 궁금해요 "오늘 xyzorba는 어땠어요?" 보내주는 피드백은 늘 꼼꼼히 읽고 있어요. 좋은 말은 마음에 두고, 지적은 기꺼이 반영할게요. 답장을 원한다면 메일 주소를 함께 남겨주세요. 안녕,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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