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친구. 이번 주에 쓰고 읽고 본 콘텐츠를 보내줄게
비 오는 날, 카페에 앉아 편지를 썼습니다. 5년 전의 나에게 보내는 편지입니다. 10년 전도, 1년 전도 아닌, 5년 전의 나에게 보내는 이유는 당시의 내가 아직 온전한 ‘나’가 아니었으며 무수한 조언과 타인의 시선을 맹목적으로 쫓았기 때문입니다. 편지의 시작은 이렇습니다. <좋아 보이려고 노력하지 말자. 너는 싱거운 사람이다. 오늘도 너는 샐러리 같다는 말을 들었다. 맵고 짜고 달지도 않고 칼로리로 없으며 그저 건강한 느낌을 주는 재미없는 사람 말이다. 그런 사람이 눈에 띄려고 하거나 화려해 보이려고 애써봤자 허상이다. 그건 자신을 지치게 만들 뿐이다. 절망하게 할 뿐이다. 타인의 인정을 받기 위해 가짜를 내세우지 말자. 자기 자신 그대로의 모습을 좋아해 주는 사람은 언제든 있다. 그것이 대중적이지는 않을지언정 언제든 누구든 존재한다. 마치 샐러리를 찾는 사람은 늘 있는 것처럼.>
편지의 중간은 이렇습니다. <주변에서 으레 말하는 청춘, 인생의 전성기를 허투르게 보내는 것은 아닌지 고민하지 말자. 그런 낡고 헤진 생각에 얽매이지 않아도 된다. 너의 청춘과 전성기는 지금이 아니다. 지금의 너는 그저 아무것도 몰라서 닥치는 대로 걱정을 쓸어 담고 무모하게 시도하고 쉽게 좌절하는 천치일 뿐이다. 하지만 그때는 그래야 한다. 그러니 너는 지금 잘하고 있는 것이다.> 편지의 끝은 이렇습니다. <주관이 없다는 사실을 걱정하지 말자. 그것은 시간문제다. ‘나’라는 경계가 없음을 걱정하던 너는 결국 너무 단단해져 버린 ‘나’라는 틀을 깨뜨리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하게 될 것이다. 취향이 없음을 고민하던 너는 편견과 고집 없이 새로운 것을 기꺼이 시도하던 너를 그리워하게 될 것이다. 그러니 우리 흔들리지 않으려고 노력하지 말자. 그래도 괜찮다. 지금의 너로도 괜찮다.> 5년 전에 이 편지를 받았다면 과연 지금과 달라졌을까요. 여러분은 5년 전의 자신에게 무슨 말을 해주고 싶은가요.
2019년 6월 두번째 주말
어느 카페에서, 나를 돌아보며
윤성용 드림
* 좌충우돌 상경기 - 강이슬
'그래도 어쩐지 '서울사람'이라는 말은 참 멀고 어색하기만 하다.' 저도 20살에 처음 서울로 상경했습니다. '지하철 탈 때 신발 벗어야 한다.'같은 장난도 긴가민가 할 정도로 어리숙하고 순진했더랬죠. 이젠 10년이 훌쩍 넘었는데도 '서울사람'이라는 말하기엔 어색하기만 합니다. 강이슬 작가의 '안 느끼한 산문집' 매거진에 올라온 유쾌한 '서울 상경기'를 읽어보세요.
* 음료에게 이름을 붙여주세요 - 안승준
'일상을 함께 나누는 것은 의학의 발달보다 더 빠른 속도로 장애를 없애는 일이 될 것이다.' 음료 캔에는 점자가 새겨져 있습니다. 말그대로 '음료', '탄산', '맥주'라는 단어입니다. 그래서 시각장애인은 맛이나 브랜드를 구분할 수 없습니다. 음료 캔에 진짜 이름이 새겨지는 날, 감격하여 그 음료만 먹겠다는 안승준 님의 문장에 쓴웃음이 나왔습니다. '오래 품고 있는 속마음을 나에게조차 내어주지 않는다' 매일 일기를 쓰는 것도 쉽지 않죠. 과거를 돌이켜 보는 일은 그리 의미가 없어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때 내가 어떤 마음으로 살았는가를 기억한다면, 앞으로는 어떻게 살아야할지도 조금의 힌트가 되지 않을까요. 박준 시인이 이 질문에 대답합니다. 이 시인은 만나서 이야기 해보고 싶을만큼 매력적입니다. "오늘 xyzorba는 어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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