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친구. 잘 지냈나요. 이번주에 쓰고 읽고 본 콘텐츠를 보내줄게요.
안녕, 친구. 잘지냈나요 이번 주에 쓰고 읽고 본 콘텐츠를 보내줄게요
✉️ L E T T E R 당신에게 전하고 싶은 말
"너 예고 준비해볼 생각 없니?" 어느 날 미술 선생님이 내게 물었습니다. 나는 미술 시간을 유난히 좋아했습니다. 말이 없고 평범한 학생이었습니다. 그런 내게 그림은 유일하게 나를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이었습니다. 하지만 내가 그림을 잘 그린다는 생각도, 예고를 갈 수 있다는 생각도 해보지 못했습니다. 그 날 나는 예술가가 된 모습을 상상했습니다. 아버지는 반대했습니다. 두 가지 이유였습니다. 첫째는 내가 예고에 가기엔 성적이 썩 좋은 편이었다는 점이었고, 둘째는 예고를 지원해줄 만큼 집안 사정이 넉넉하지 못하다는 점이었습니다. 나는 시무룩해졌습니다. 다음날 미술 선생님을 찾아가 힘없이 거절했습니다. 15년 전 일입니다. 스무 살이 되었습니다. 괜찮은 대학에 입학했고 적성에 맞는 공부를 했습니다. 그런데 한편에는 미술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나 봅니다. 어느 날 나는 술에 잔뜩 취해서 아버지에게 원망 섞인 통곡을 했다고 합니다. '아버지, 저는 예고에 가고 싶었어요. 아버지, 저는 미술이 하고 싶었어요.' 대충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그날 아버지의 표정은 잘 기억나진 않지만, 분명 화가 나고 상처 받은 얼굴이었을 것입니다. 사실은 그리 절실하지 않은데도 괜한 미련이 남는 꿈이 있습니다. 그게 내게는 미술이었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니 나는 재능이 없었습니다. 만약 내게 털끝만큼의 재능이라도 있었다면, 여느 예술가가 그랬듯, 지금쯤 그 뜨거움을 참지 못하고 결국 분출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나의 예술적 충동은 이상하리만치 조용했습니다. 그러나 알면서도 인간은 미련이 남는 것입니다. 누구나 해보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상상력이 풍부해지기 마련인가 봅니다. 나는 생각합니다. 그때의 꿈이 정말로 나의 꿈이었는지를요.
2019년 9월 마지막에
그림 대신 글을 쓰는
윤성용 드림 ✒️ R E A D I N G 당신이 꼭 읽었으면 하는 글
* 나는 진지한 내가 좋아졌다 - 단단
'나는 별것없는 일상에서 쉽게 빛을 찾아내는 사람이었다' 저는 진지한 사람입니다. 한때는 그런 내가 싫었습니다. 유쾌하거나 유머러스하기를 바랬습니다. 매사를 진지하게 받아들인 다는 건 분명 피곤한 일입니다. 그러나 저의 강점이기 했습니다. 저는 다른 사람들은 쉽게 놓치는 일상에서 의미를 찾아낼 수 있습니다. 동료들이 편하게 고민을 터놓을 수 있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이 글처럼, 나는 진지한 내가 좋습니다. 더 나은 내일을 만들 거라는 희망을 저도 갖고 있습니다.
* 세상에서 제일 슬픈 닭발 - 존치즈버거
'그때 나를 돌아봐 준 사람에게' 불안함 때문에 술을 마실 적이 있었습니다. 조그만 하숙방 안은 엉망이었습니다. 나는 나 자신을 챙기지 않았습니다. 그때 누군가가 내게 조언했습니다. '너는 너를 좀 더 소중하게 여길 필요가 있어.' 나는 그 말을 듣고부터 조금씩 내 생활을 정돈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한참 뒤에서야 나는 내 삶을 수습할 수 있었습니다. 이 글의 작가도 저와 비슷한 경험을 했습니다. 다만, 그녀는 조언 대신에 '닭발'을 받았습니다. 🎧 M U S I C 당신이 좋아할 것 같아서
부정하고 싶어요 나의 까만 이 마음 친구들은 하나 둘 곁은 떠나는 중 이번 주는 우울하고 센티멘털한 노래를 들었습니다. 매일 같은 일상, 같은 사람을 만난다고 느꼈습니다. 그럴 때마다 이런 노래를 들으면 매일 보는 풍경도 괜히 새로워 보이는 것입니다. 오늘은 '사뮈'의 음악을 추천해드립니다. 멜로디, 가사, 목소리 모두 센티멘털한 기분을 자아냅니다. 정말 슬픈 노래는 오히려 담담하다는 걸 깨닫습니다. '정말 외로워본 사람이 부른 것 같다'는 댓글이 와 닿는 음악입니다. 📮 F E E D B A C K 당신의 생각이 궁금해요 "오늘 xyzorba는 어땠어요?"
보내주는 피드백은 늘 꼼꼼히 읽고 있어요. 좋은 말은 가슴에 두고, 지적은 기꺼이 반영할게요. 답장을 원한다면 메일 주소를 함께 남겨주세요. 🔗 L I N K 이대로 헤어지긴 아쉬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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