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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친구. 잘 지냈나요. 이번주에 쓰고 읽고 본 콘텐츠를 보내줄게요.
안녕, 친구 이번 주에 쓰고 읽고 본 콘텐츠를 보내줄게요
✉️ L E T T E R 당신에게 전하고 싶은 말
초등학생 때, 내 꿈은 코미디언이었습니다. 친구가 나를 통해 웃는 것이 좋았습니다. 나는 선생님을 흉내 내거나 우스꽝스러운 말투로 친구들을 웃겨주었습니다. 쉬는 시간마다 어떤 장난을 쳐야 할지 생각하는 일이 즐거웠습니다. 12살에 부모님이 이혼했습니다. 동생은 내게 엄마가 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나는 내가 이해하지 못한 것을 동생에게 설명해야 했습니다.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굴었습니다. 나는 매일 밤 동생 몰래 울었습니다. 그즈음 코미디언의 꿈도 사라졌습니다. 철이 들어야 할 나이였습니다. 20대는 혼란했습니다. 그때 쓴 일기장을 우연히 발견했습니다. 부정적이고 우울한 기운이 가득했습니다. 차마 읽기가 부끄러울 정도로 감정 과잉이었습니다. 용기가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감정을 서툴게 써내려야만 겨우 살아갈 수 있을 정도로 나는 심하게 곪아있었습니다. 서른이 되었습니다. 웃는 날이 많이 줄었습니다. 그만큼 슬픈 날도 줄었습니다. 이제는 나 자신을 제법 능숙하게 다룰 수 있습니다. 내 솔직한 감정을 어느 정도 구조를 갖춘 언어로 옮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글을 썼습니다. 나는 글과 사람이 같다는 말을 칭찬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내가 글을 쓰는 이유는, 내가 불완전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서입니다. 나는 그것이 누군가에게 위로가 된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나. 그리고 당신. 우리는 모두 불완전한 작은 존재다.' 그걸 받아들이는 순간 우리는 감추기 위해 불안해하지 않아도 됩니다. 완벽하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되니까 편안해지고 자유로워집니다. 나는 그런 방식으로 나 자신을 사랑하기 시작했습니다. 나의 고단함이 당신에게는 잠깐의 위로였으면 합니다. 친구들을 웃겨주려고 했던 아이는 이제 좋은 글을 쓰기 위해 고민합니다. 최초의 독자이자 나의 가장 마지막 친구에게 주는 서툰 위로. 나는 아직 연습 중입니다.
2019년 8월의 중간
부끄러운 마음으로 윤성용 드림 ✒️ R E A D I N G 당신이 꼭 읽었으면 하는 글 '그냥 그렇게 되어버린 사랑. 그냥 그렇게 되어버린 이별. 그런 게 사랑이라면 아무래도 너무 쓰지 않나.' 커피를 좋아하나요. 최근에 들어서야 저는 조금씩 커피맛을 이해하고 있습니다. 서로 다른 맛과 향을 느끼게 될 정도로 쓴 맛에 익숙해진 탓입니다. 어쩌면 무언가에 대해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그 씁쓸함을 견디고 어느정도 무뎌질 필요가 있나봅니다. 사람과의 만남과 이별도 그런 종류가 아니겠습니까. 다만, 모를 때가 그립기도 하다는 점에서는 조금 다를 수도 있겠습니다.
* 그 인연을 끊은 건 나였다 - 월영
'녀석이 눈 감기 전의 세상은 아프고 힘들었겠으나 다시 눈 떴을 때의 세상은 낯설더라도 아프지 않은 곳이었기를 바란다.' 반려동물은 보내는 것은 힘든 일입니다. 하물며 잠깐의 시간을 함께 했더라도 말입니다. '월영'님의 글은 구조한 고양이와의 만남부터 안락사하는 순간까지를 기록했습니다. 그 안에서 복합적인 감정과 담담한 모습이 생생하게 느껴집니다. 우리는 작고 소중한 생명을 얼마나, 어느 정도의 마음으로 다루어야만 하는 걸까요. 정들지 않았다, 친해지지 않았다고 생각했던 존재의 빈자리는 왜 그토록 크게 느껴질까요. 🎧 M U S I C 당신이 좋아할 것 같아서
'날 데려다줘 멀리 이 바다 속은 내겐 어울리지 않아' 저는 노래 한곡에 꽂히면 질릴 때까지 듣는 성격입니다. 얼마 전, 동생이 추천해준 DAWN의 음악에 꽂혔습니다. 자신만의 음악 세계가 잘 갖추어진 국내 아티스트입니다. 이렇게나 알려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믿기가 힘들 정도입니다. 첫 소절만 들어도 느낄 수 있습니다. 영화의 한 장면이나 잔잔한 바다가 시각적으로 떠오를 정도로 매력적인 음악입니다. 뮤직비디오도 그것을 아주 잘 표현해냈습니다. 한동안 제 플레이리스트를 떠나지 않을 것 같은 DAWN의 fairy를 추천드립니다. 📮 F E E D B A C K 당신의 생각이 궁금해요 "오늘 xyzorba는 어땠어요?" 보내주는 피드백은 늘 꼼꼼히 읽고 있어요. 좋은 말은 가슴에 두고, 지적은 기꺼이 반영할게요. 메일 주소를 함께 남겨주면, 제 생각을 보내드릴게요. 🔗 L I N K 이대로 헤어지긴 아쉬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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