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친구. 잘 지냈나요. 이번 주에 쓰고 읽고 본 콘텐츠를 보내줄게요. 안녕, 친구. 잘 지냈나요 이번 주에 쓰고 읽고 본 콘텐츠를 전해줄게요 L E T T E R 당신에게 전하고 싶은 말 Photo by Mak 스물아홉이 되던 해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것은 순전히 우연이었다. 나는 여행 회사에 다니던 사회 초년생이었다. 일에 매진하며 살았지만 그리 생산성은 없던 시절이었다. 어느 날 사내 이벤트에 선정되어 세계일주를 떠나게 되었다. 최소 경비로 최다 도시와 최장 거리를 이동하는 여행 계획서를 작성한 사람에게 주어진 기회였고, 생각 없이 제출한 내 계획서가 선정된 것이었다. 그렇게 한 달간의 여행이 시작됐다. 아홉 개 도시를 지나는 여행에서 나를 지배한 감정은 의무감과 외로움이었다. 회사에서 지원해준 경비로 세계일주를 하는 일은 인생에 둘도 없는 기회였기에 모든 순간을 기억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또한 홀로 외로움과 견뎌내야 했기에 나에겐 무언가 할 일이 필요했다. 내가 선택한 일은 기록이었다. 내가 여행을 하며 주변에서 일어난 모든 일들을 카메라로 찍었고 그때 떠오른 감정과 생각을 메모장에 자세히 묘사했다. 내가 혼자 여행하면서 얻은 교훈은, 재밌게도, 내가 아무것도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학교와 회사를 빼면, 나를 설명할 수 있는 단어가 없었다. '내가 어떤 사람이었더라?' 나는 나에 대해 모르고 있었다. 여행을 통해 내가 서있는 곳이 바뀌면서 내가 조금씩 선명해졌다. 그제야 내가 보였다.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싫어하는 것, 나를 기쁘게 하는 것, 나를 슬프게 하는 것... 가장 가깝지만 알 수 없는 '나'라는 존재에 대해 제대로 마주한 것이다. 그때부터 나에 대한 글을 쓰기로 결심했다. 서른이 되던 해 뉴스레터를 시작했다. 매주 월요일 짧은 에세이를 메일로 보냈다. 처음엔 내 이야기를 전하는 일이 부끄럽고 어려웠다. 이토록 즐거운 일이 넘치는 세상에 사적인 편지에 마음 쓰는 사람이 있을까. 나는 이런 반신반의의 마음으로 글을 보냈다. 그것이 어느덧 2년이 되었다.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내 글을 읽어주었고 도리어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했다. 그렇게 우리는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렸고, 함께 살아내고 있다는 감각은 내가 살아갈 이유가 되었다. 내가 글을 쓰는 이유는 내가 불완전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서다. 나는 그것이 누군가에게 위로가 된다는 걸 알고 있다. '나, 그리고 당신, 우리는 모두 불완전한 작은 존재다.' 이 문장을 진실로 받아들이는 순간 우리는 더 이상 감추기 위해 불안해하지 않아도 된다. 완벽하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되니까 편안하고 자유로워진다. 나는 그런 방식으로 나 자신을 사랑하기 시작했다. 2021년 2월 둘째 주 함께 살아가는 윤성용 드림 R E A D I N G 당신이 꼭 읽었으면 하는 글 원래 어떤 사람에게 글쓰기 소질이 있는지 알아보는 일은 어렵다. 때로는 자기 자신조차 모른다. (...) 나 자신을 위해, 의미를 만들어내는 기쁨을 위해 쓰자. 글자와 문장, 그리고 다른 누구도 아닌 나의 생각에 집중하다. 그렇게 쓸 때 더 좋은 글이 나온다. 그리고 더 즐겁기도 하다. [더보기] 글쓰기에 자신이 없어질 때마다 찾아보는 글이 있습니다. 그중에 하나가 한겨레에서 연재한 칼럼 <장강명의 책 한번 써봅시다>입니다. 장강명 작가는 기자 생활을 하던 중 문득 소설을 쓰기로 결심했다고 합니다. 당시에는 아무도 그가 등단할만한 실력인지 몰랐다고 하는데요. 그만큼 글쓰기의 재능은 쉽게 판단하기 어려운 듯합니다. 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을 위해 쓰자는 말을 잊지 않으려고 합니다. 무엇이든 타인의 인정을 바라는 순간 즐거울 수 없다는 사실을 느끼는 요즘입니다. M U S I C 당신이 좋아할 것 같아서 이 노래를 부르는 것도
강한척하는 것도 너 떠난 것도
내 단점들도 네 새로 만난 사랑도 Hate everything Just hate everything right now 오늘은 Golden의 'Hate Everything'을 소개해드립니다. 지소울(G.Soul)로 알려진 알앤비 가수죠. 최근에 활동명을 골든(Golden)으로 바꾸고 돌아왔습니다. <Hate Everything>은 2019년도에 군대를 전역하고 만든 첫 번째 앨범입니다. 앨범명과 같은 이 노래는 가장 힘들었던 순간에 쓴 곡이라고 하는데요. 우연히 듣게 되었는데 자꾸만 귀에 맴돌았습니다. 호소력 있는 목소리도 좋지만, 싫어하는 것을 읊는 가사가 마음을 건드린 것 같아요. 뮤직비디오가 없어 아쉬울 정도로 인상 깊었던 노래입니다. P S 전하고 싶은 소식 1. 이번 주 목요일 뉴스레터와 팟캐스트에서는 영화 <어느 가족>을 소개해드립니다. 2. 평온하고 즐거운 설 보내세요. 연휴동안 재충전하고 가득해서 다시 만나요. 그럼 안녕, 친구. "오늘 xyzorba는 어땠어요?" 보내주는 피드백은 늘 꼼꼼히 읽고 있어요. 좋은 말은 마음에 두고 지적은 기꺼이 반영할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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