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친구. 잘 지냈나요. 이번 주에 쓰고 읽고 본 콘텐츠를 보내줄게요. 안녕, 친구. 잘 지냈나요 이번 주에 쓰고 읽고 본 콘텐츠를 전해줄게요 L E T T E R 당신에게 전하고 싶은 말 Photo by Mak 매일 아침, 같은 시간에 버스를 기다리면 자주 마주치는 사람들이 있다. 나처럼 매일 같은 시간에 일어나, 준비하고, 나오는 습관을 가진 사람들이겠지. 자전거를 탄 그 남자도 그런 부류였다.
자전거 타는 일은 그리 특별하지 않지만, 그 남자는 기억에 남을 정도로 눈에 띄는 사람이었다. 아니, 귀를 사로잡는 사람이라고 해야 할까. 왜냐하면 그는 항상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며 자전거를 타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로 노랫소리가 크냐면, 저 멀리 코너를 돌아 모습을 보이기 전부터 이미 노랫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그 소리는 점점 커지더니 버스 정류장에 서있는 사람들 옆을 쌩하고 지나가 버린다. 길에 있는 모든 사람이 고개를 돌려 그를 쳐다보지만, 그는 마치 주변에 아무도 없는 것처럼 그렇게 노래를 불렀다. 노래 선곡도 늘 달랐다. 그러나 대체적으로 슬프고, 애절하고, 고음이 요구되는 노래를 선곡했다. 이별이라도 경험한 걸까? 아니면 새로운 가창력 훈련법이라도 되는 걸까? 그렇게 악소리를 내며 멀어지는 자전거를 보면, 괜히 내가 노래를 부른 것처럼 얼굴이 벌게지면서도 이상하게 마음이 후련해졌다. 그 자전거를 볼 때면 '알프레드 디 수자'가 짓고, 류시화 시인이 번역한 시의 한 구절이 떠오른다. 춤추라, 아무도 바라보고 있지 않은 것처럼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노래하라, 아무도 듣고 있지 않은 것처럼 아무도 듣지 않는 것처럼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그러지 못하는 내게는 늘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언제부터 나는 주변 사람들의 눈치를 보고, 신경 쓰며 살아가게 된 것일까. 그 자전거를 본 날이면, 사람들이 가득 찬 무대 위에서 큰소리로 노래 부르는 상상을 하곤 했다. 조금은 뻔뻔해져도 괜찮은 것일까, 라는 생각을 하면서 마음 속 한 켠에 조금의 여유를 마련하기도 했다. 오늘은 비가 추적추적 내렸다. 어김없이 자전거를 탄 남자가 노래를 부르며 지나갔다. 2021년 1월 첫째 주 아무도 읽고 있지 않은 것처럼 윤성용 씀 R E A D I N G 당신이 꼭 읽었으면 하는 글 ‘어두운 사람’은 어디서도 환영받지 못한다는 생각이 가슴 깊이 자리 잡고 있어서 정말 친한 사이가 아니면 속 이야기를 하지 않고 그냥 ‘밝은 사람’으로만 보이고 싶었다.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좋아해서 지인들의 모임에는 빼먹지 않고 꼬박꼬박 만나고 얼굴도장을 찍지만, 어쩔 때는 딱 그 무리 안에 있다는 소속감과 안정감만 느끼고 돌아올 때가 많은 것 같다. 단지 무리 안에서 잘 어울리고, 평범하게 잘 살고 있는 것 같은 나를 스스로 느끼고 '사회성 있는 내 모습'에 안도해하면서. [더보기] 일러스트레이터 '삼각커피'의 공감되는 브런치 글을 소개해드립니다. 솔직해지는 게 이렇게나 어려운 일인지, 어릴 적에는 잘 몰랐던 것 같아요. 누구나 어두운 면을 안고 살아간다는 걸 잘 알면서도, 그것을 솔직하게 내보이면 상대방이 부담스러워하거나 공감하지 못할까 봐 망설이게 됩니다. 어쩌면 나 자신까지도 속이고 있는 건 아닌지 불안한 마음도 들기도 하고요. 우리 조금 더 솔직해져도 괜찮을까요? M U S I C 당신이 좋아할 것 같아서 오늘은 The BLANK Shop의 <500,000>을 소개합니다. 재즈 피아니스트 '윤석철'이라는 이름이 조금 더 익숙하실까요. 이번에는 프로듀서로서 다양한 아티스트와 콜라보한 첫 번째 정규앨범을 선보였습니다. 재즈부터 팝, 발라드까지 다양한 장르를 선보였지만, 저는 잔잔하고도 정갈한 이 피아노 연주곡이 가장 마음에 들었어요. "숫자에 대한 의미는 여러분이 담으시면 됩니다."라는 곡 소개 문구에도 소소한 호기심이 일었고요. 무언가에 차분하게 집중하고 싶을 때, 이 곡을 들어보시길 추천할게요. P S 아직 못다한 이야기 1. 이번 주 목요일 뉴스레터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자전적 에세이 <달리기를 말할 때가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소개해드립니다. 2. 오늘부터 한파가 시작된다고 해요. 기온이 -17도까지 떨어진다고 하네요. 추위에 몸도 마음도 움츠러들지 않는 하루가 되기를 바랄게요. 그럼 안녕, 친구. "오늘 xyzorba는 어땠어요?" 보내주는 피드백은 늘 꼼꼼히 읽고 있어요. 좋은 말은 마음에 두고 지적은 기꺼이 반영할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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