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친구. 잘 지냈나요. 이번에는 '언택트'에 대해 소개해드릴게요. brand 언택트 시대 2019년 12월 말,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되었습니다. 그러면서 급격하게 가속화된 것이 바로 '언택트'입니다. 언택트란 특정 기술을 이용해 사람과 대면하지 않고 상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식을 의미합니다. 이런 트렌드는 단기간에 사라지지 않을 것 같은데요. 오늘은 '언택트 시대'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 오늘 이야기 할 사람들 - - 윤성용 : 뉴스레터 xyzorba 발행인. 진지한 대화를 좋아합니다. 삶에 대한 깊고 다양한 고민을 자주 합니다. 제너럴리스트를 꿈꿉니다. - 선정수 : 애정과 공감을 원동력으로 살아갑니다. 사람과 브랜드를 좋아하며, 그 안의 '이야기'에 집중합니다. '보다 가치 있는 삶'을 제안하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언택트란 무엇인가 : 가속화된 비접촉 윤성용 : 모두들 '언택트’라는 개념이 생소하실 것 같아요. 간단하게 설명을 해주실 수 있을까요? 선정수 : 접촉한다는 의미의 ‘컨택트(Contact)’와 부정의 의미인 ‘Un-’을 합성한 단어이에요. 기술의 발전을 통해서 사람과 접촉 없이 물건을 구매하는 등의 새로운 소비 경향을 의미해요. 윤성용 : 정의만 들으면 어렵게 들릴 수도 있겠어요. 예를 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저는 패스트푸드 점에 있는 키오스크가 생각나네요. 선정수 : 재택근무를 예로 들면 이해하기 쉬울 것 같아요. 이번에 많은 분들이 재택근무를 경험해보셨을 것 같은데요. 이전에도 재택근무를 할 수 있는 기술이나 환경이 갖추어지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어요. 화상회의 도구와 사내 메신저도 이미 있었고요. 많은 회사들이 재택근무를 못했다기보다는 안 했다는 게 맞을 거예요. 그런데 왜 이런 단어를 만들어내면서까지 화두가 되었냐면, 코로나19가 티핑포인트가 되었기 때문이에요. 티핑포인트란, 이전부터 있어왔던 현상이 급격하게 퍼지는 걸 의미하는데요. 사실 언택트는 전염병이 만들어낸 트렌드가 아니라, 이미 이전부터 확장되고 있었던 경향이라는 걸 알 수 있죠. 윤성용 : 새로운 기술이 대중적으로 받아들여지기까지 시간이 걸리잖아요. 그런데 언택트 기술은 코로나19 때문에 전 국민이 강제적으로 경험할 수밖에 없었어요. 그러니까 기술의 적용이 훨씬 빨라졌고 아직 대체되지 않았던 곳에도 적용되기 시작했어요. 왜 오늘 이 이야기를 해보고 싶으셨어요? 선정수 : 언택트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언택트는 단순히 몇 달간의 짧은 트렌드가 아니라, 지금 막이 오른 거예요. 어쩌면 어렵고 불편한 주제인데, 이번 기회에 조금 가볍고 일상적으로 풀어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왜 언택트는 트렌드가 되었는가 : 불안함과 편리함 윤성용 : 왜 언택트라는 트렌드가 시작되었을까요? 선정수 : 그 이유로 느슨한 연대에 대해 이야기하면 좋을 것 같아요. 이전에는 집단주의 문화에서 끈끈한 연대가 중요했는데요. 이제는 개인주의적인 문화로 바뀌면서 새로운 형태의 연대가 필요해진 거죠. 혼자 살지만 가끔은 사람들과 적당히 어울리고 싶은 욕망이 생겼다고 할까요. 필요할 때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만나는 식이죠. 그러다 보니 세분화되고 합리적인 방식으로 컨택트, 언택트가 구분되는 게 아닐까 생각했어요. 윤성용 : 관계가 싫은 건 아니잖아요. 연결은 되고 싶지만 불필요한 관계는 싫다는 건데요. 말씀하신 대로, 합리적이고 개인주의적인 욕망이 언택트의 편안함을 추구하게 만들었을지도 모르겠네요. 선정수 : 이런 개개인의 이런 선택들이 모여서, 사회적으로도 합리적인 선택이 되었다는 것도 꽤 와 닿았어요. 요즘은 스마트폰 기술을 활용해서 소비하는 습관이 고착화되었고, 그런 것들이 유통 업계에서도 반영되었고요. 이제는 업무나 사람 만나는 것까지 비대면으로 이루어지면서 개인의 욕망이 사회적으로 확장된 느낌이 들어요. 윤성용 : “언컨택트는 컨택트를 잘하기 위해서 사용하는 것이다.”라는 문장을 책에서 읽었는데요. 원하지 않는 사람들과는 만나지 않으면서도 삶에 지장이 없도록 해주는 것이 언택트 환경이라는 의미였어요. 선정수 : 자신과 연결되는 관계를 ‘선택’할 수 있는 거잖아요. 언택트는 모든 타인과의 단절이 아니라, 연결되려는 타인을 세심하게 가리고 차단할 수 있는 방식이라고 생각해요. 오히려 선택이 다양해진 거죠. 결국 불안함과 편리함에 대한 욕구가 언택트 트렌드의 핵심 배경인 것 같아요. 윤성용 : 언택트는 안전과도 관련되어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사람과 대면할 때 안전하지 않은 상황이 올 수 있다는 걸 이번에 강렬하게 느끼게 되었잖아요. 바이러스나 환경이 우리의 안전하고 싶은 욕구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걸 경험한 것 같아요. 선정수 : 코로나 사태로 친환경이나 지속가능한 발전에 대해서도 화두에 오르고 있어요. 기술의 발전이 점점 도시화나 기후변화를 가속하고, 그러면서 바이러스나 환경 문제에 취약해지고, 그것이 또 새로운 기술의 발전을 이끌어 가잖아요. 그러니까 우리는 점점 더 편한 세상을 원하는데 동시에 점점 더 취약해진다는 생각이 들어요. 언택트로 변하는 것들 선정수 : 언택트가 소비문화와 비즈니스, 브랜드에도 많은 영향을 주고 있어요. 윤성용 : 가장 큰 것부터 이야기해보면 어떨까요. 선정수 : 외식업계만 들어봐도 요즘 로봇 카페가 점점 많아지고 있어요. ‘터치 카페’라는 무인 카페도 점점 늘어나고 있고요. 저도 며칠 전에 갔었는데 괜찮더라구요. 생각보다 불편하지 않고 사람들도 많이 다녀가요. 유통 업계에는 셀프 스토어나 스마트 편의점이 점포를 늘리고 있어요. 그런 방식에 적응이 되면 오히려 대면하면서 물건을 구매하는 것이 불편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윤성용 : 공유경제는 점점 더 힘들어질 것 같아요. 최근에는 에어비앤비도 매출이 많이 떨어졌고, 대규모로 인원 감축을 하게 되었어요. 사업 방향성도 장기 렌탈과 온라인 체험 위주로 변화를 주려는 것 같고요. 선정수 : 여행의 형태도 많이 달라질 것 같구요. 오프라인 모임 비즈니스가 한창 크고 있던 시기였잖아요. 트레바리도 이제 온라인으로 독서모임을 하는 게 생겼더라구요.윤성용 : 그렇군요. 아마 교육의 방식에도 많은 영향이 있을 것 같아요. 교실이라는 공간에서 선생님에게 교육을 받는 것이 너무나 당연한 방식이었잖아요. 온라인 강의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나왔지만, 지금만큼 촉발되지는 않았거든요. 선정수 : 우리나라는 교육의 틀이 명확하잖아요. 그런데 온라인 교육이 활성화되면서 대학을 가지 않아도 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요. 온라인 강의가 많아지고 학벌주의가 줄어든다면 그 패러다임이 크게 바뀌지 않을까요. 윤성용 : 그러게요. 만약 서울대학교에서 강의를 제공한다면, 예전에는 공간의 한계가 있었지만 이제는 누구나 다 들을 수 있게 되잖아요. 대학교가 더 빨리 해체될 것 같아요. 선정수 : 가상 체험이 잘 발전한다면 쌍방향의 토론도 가능해질 거잖아요. 교육의 질적인 면에서도 오프라인과 온라인 사이의 경계가 무너질 것 같아요. 온라인의 한계가 쌍방향의 소통이 불가능하다는 거잖아요. 일방적으로 들을 수밖에 없었고요. 물론 한국에서는 오프라인이어도 그렇지만요.(웃음) 그 정도로 발전하게 되면 정말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구분할 이유가 없어질 것 같아요. 윤성용 : 정말 그런 날이 오게 될까요? 선정수 : 저는 오히려 가상체험(VR)이 오프라인 이상을 해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굳이 방문하지 않아도 박물관에 갈 수 있고, 이전의 역사를 직접 체험해볼 수도 있고요. 이제는 시공간을 초월하는 방식으로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지 않을까요.언택트의 문제들 : 노동, 소외, 소통 선정수 :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아마존은 무인 로봇시스템을 확대하겠다고 이야기했어요. 그러다 보니 아마존에서 인력을 감축했어요. 앞으로 다른 유통 업계에서도 인력이 로봇으로 대체될 수 있잖아요. 그만큼 더 많은 일자리가 생기지 않겠냐는 주장도 있는데, 모든 인력을 충당할 만큼 생길지는 의문이에요. 윤성용 : 단순 업무를 하는 일용직 노동자부터 일자리를 잃게 되겠죠. 그것이 시대의 흐름이기는 한데 너무 급격하게 가속화되고 있어요. 선정수 : 일용직 노동자는 생계에 대한 문제와 직결된 경우가 많잖아요. 단순히 기술적인 수준 문제라면 극복할 수 있을 텐데, 로봇으로 대체된다면 다시는 그 일을 인간이 할 수 없게 되거든요. 지금은 로봇의 비용이 상대적으로 부담되기 때문에 인력을 쓰고 있지만, 대체되는 시기가 생각보다 일찍 올 것 같아요. 윤성용 : 맞아요. 그리고 또 다른 문제로는 디지털에 소외되는 계층이 있다는 거예요. 65세 이상 인구 중에서 인터넷 쇼핑이나 예약을 할 줄 아는 사람이 겨우 6.5%라고 해요. 나머지 93.5%는 인터넷을 활용하지 못하시는 거예요. 언택트 시대에서 소외된 계층은 코로나19 팬데믹처럼 특수한 상황에서는 취약해질 수밖에 없어요. 시스템이 점점 비대면으로 바뀐다면, 그분들이 누릴 수 있는 삶의 폭은 너무나도 제한될 거예요. 선정수 : 큰 문제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최근에 이커머스의 신규 가입자가 늘었는데, 대부분이 노년층이었다는 말도 있더라구요. 어쩔 수 없이 필요하니까 직접 하시게 된 거예요. 어쩌면 코로나로 인해서 높은 문턱 하나를 넘었다는 생각도 들어요. 윤성용 : 언택트 시대에 가장 크게 느낄 감정은 ‘외로움’일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외로움을 해결해줄 수 있는 비즈니스는 계속해서 성장하지 않을까 싶어요. 예를 들면, 게임이나 가상 온라인 커뮤니티의 형태가 될 수도 있겠고요. 요즘 게임 ‘동물의 숲’이 유행하는 것처럼요. 선정수 : 저는 소통의 방식도 많이 달라질 것 같아요. 이번에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이들도 교실에 가지 못하고 온라인으로 교육을 받게 되었잖아요. 대면하지 않고 기계를 통해 소통하는 것이 자연스러워진 아이들은 앞으로 성장하면서 과연 어떻게 소통하게 될지 상상이 안돼요. 완전한 언택트 시대가 오면, 대면이 익숙한 저로서는 비대면 시대가 익숙한 사람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언택트를 대처하는 자세 윤성용 : 새로운 변화가 생기면 두 가지 감정이 들어요. 기대되는 마음과 두려운 마음이요. ‘언택트’라는 트렌드에 대해서는 두렵거나 아쉬운 감정이 더 많이 드는 것 같아요. 선정수 : 저도 언택트로 포기하는 것들에 대해서 아쉬운 마음이 들어요.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난다고 다시 원래대로 돌아오는 게 아니라 완전히 변하는 거니까요. 윤성용 : 저는 아직도 대면해서 만나고 대화하는 게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물건을 살 때도 만든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걸 좋아하거든요. 그걸 인쇄된 종이로 받거나 PC 화면으로 읽는 것보다 직접 들을 때 더 느껴지는 게 있는 것 같아요. 구독자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해요. 그리고 xyzorba의 오프라인 모임은 어떻게 해야 할지... 혹시 온라인으로 해도 괜찮은건지 여쭤보고 싶기도 하구요.(웃음) 선정수 : 의견이 있으신 분들은 말씀해주셔도 좋을 것 같아요. 아무리 가상체험이라고 해도 물리적으로는 존재하지 않잖아요. 물리적으로 감각하는 것과 생동감은 완전히 대체할 수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그 욕구는 아무리 시대가 변해도 지속될 거라고 생각해요. 윤성용 : 그렇겠죠? 언택트의 확산으로 우리의 삶은 편리해지겠지만 그만큼 잃는 것도 분명 있어요. 저는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선정수 : <언컨택트>라는 책 마지막에 이런 문장이 있어요. “어차피 가야 할 길이었는데 그 시기가 당겨지고 속도가 빨라졌다. 이미 시작된 언컨택트 사회, 우린 그 속에서 계속 질문하고 답을 찾아가야 한다. 이제 시작이니까.” 저는 이 변화가 시작이라는 걸 인지하고 맞설 수 있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각자의 분야나 생활방식에 영향을 미치고 있잖아요. 정답을 드린다기보다는 물음표를 줄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해요. 📘 이번 콘텐츠는 책 <언컨택트> 및 관련 기사를 참고하여 만들었습니다. 지난 대화 읽기 "오늘 xyzorba brand는 어땠어요?" 보내주는 피드백은 늘 꼼꼼히 읽고 있어요. 긴 글 끝까지 읽어줘서 고마워요. 친구, 안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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