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친구. 잘 지냈나요. 이번 주에 쓰고 읽고 본 콘텐츠를 보내줄게요. 안녕, 친구. 잘 지냈나요 이번 주에 쓰고 읽고 본 콘텐츠를 전해줄게요 L E T T E R 당신에게 전하고 싶은 말 Photo by Mak 요즘 들어 부쩍 무기력함을 느낍니다. 열정이랄까, 예전처럼 무언가에 마음을 쏟거나 몰입할만한 힘이 사라졌다는 느낌입니다. 화와 울분은 사라지고 울적함만이 나의 무드를 지키고 있습니다. 무엇이 바뀌었을까, 곰곰이 생각해보니 아무래도 사라진 건 '호기로움'인 것 같습니다. 삶이 무료하게 느껴질 때마다 생각나는 친구가 있습니다. 나와는 정반대의 성격을 지닌 친구로서 자기주장이 강하고 타인의 눈치를 살피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대학 시절, <세월호 사건을 다루는 언론의 태도>를 주제로 발표를 준비하며 가까워졌습니다. 나는 과제로서 접근한 반면, 그 친구는 발표를 준비하며 한탄하기도 하고 격분하기도 하고 고양되기도 했습니다. 나는 그 정도로 세상에 무신경했고, 그 친구를 보면서 '이런 태도를 지니고도 분명 살아갈 수 있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졸업 후 언젠가, 우리는 문득 연락해서 만났습니다. 그날은 록밴드 '린킨파크'의 보컬, 체스터 베닝턴이 사망한 다음 날이었습니다. 자살이었습니다. 우리는 청소년 시절을 린킨파크의 음악과 함께 보냈습니다. 괴로운 가사, 울부짖는 듯한 목소리, 가슴을 울리는 드럼과 기타 사운드는 세상 모든 것이 답답했던 그 시절 소년의 마음을 해소해주었습니다. 우리는 무언가에 홀린 듯, 충동적으로 어느 LP 바를 찾았습니다. 손님은 없었습니다. 우리는 버드와이저를 한 병씩 주문하고, 린킨파크의 음악을 종이에 적어 신청했습니다. 사장님은 조금 곤란한 듯 말했습니다. '우리는 발라드를 주로 트는데요.' 그러자 친구는 진지하게 말했습니다. '사장님, 이 밴드의 보컬이 어제 죽었습니다. 저희는 그 사람을 추모하려고 온 거예요.' 사장님은 몇 초간 우리의 진지한 눈을 보더니, 곧이어 알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윽고 거대한 스피커를 통해 린킨파크의 음악이 흘러나왔습니다. 강렬한 도입부와 기타 리프에 이어 체스터 베닝턴의 목소리가 홀을 울렸습니다. 우리는 노래가 바뀔 때마다 감탄하기도 하고, 한탄하기도 하고, 고양되기도 했습니다. 지구 정 반대에 있던 록가수를 우리는 그렇게 추모했습니다. 한 번도 만난 적은 없지만, 내 삶에 지대한 영향을 준 사람이었습니다. 만약 우리가 이 사실을 좀 더 일찍 알려줬다면 그의 자살을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우리는 그런 생각을 하면서 조금은 울적하게 맥주를 마셨습니다. 나는 지금도 세상에 무감각해질 때쯤 그날의 일을 떠올립니다. 이제는 흐릿해진 감각. 그것에는 무언가 영화적인 면이 있었습니다. 2020년 11월 셋째 주 떠나간 사람들을 생각하며 윤성용 드림 R E A D I N G 당신이 꼭 읽었으면 하는 글 청년이란 무엇인가? 청년이란 생물학적 나이와 상관없이 죽을 때까지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는 존재다. 다수가 정한 편견의 그물망에 걸리지 않고, 드넓은 생의 바다에 서슴없이 몸을 던져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싱싱한 자기 언어를 포획하는 자다. 그들은 더이상 ‘라떼는 말이야'로 녹조를 일으키는 기성세대의 간섭이나 명령에 시야를 저당 잡히지 않는다. 그들에게 필요한 건 롤모델이 아니다. 청년이 원하는 것은 오직 레퍼런스와 피드백이다. 기자이자 전문 인터뷰어 김지수의 칼럼입니다. 청년들을 인터뷰하면서 느낀 단상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요. 우리는 분명 삶에 대한 태도가 크게 바뀐 세대를 살고 있는 듯합니다. 롤모델 없이도, 자신만의 언어로 정체성을 찾아 나서는 세대. 정답이 없음을 빠르게 깨닫고 각자의 길을 걸어가는 세대. 저는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그런 청년으로서 살아가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M U S I C 당신이 좋아할 것 같아서 세탁소 앞에 내가 맡긴 외투 속에 하얀 쪽지가 있었는지도
모르고 난 또 울지 그거 네가 줬던 편지였는데 오늘은 유라의 '세탁소'를 추천드립니다. 노래를 듣다가 울컥한 적이 참 오랜만이네요. 아마도 일상적이고 누구나 공감할만한 이야기를 담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요. 한때 소중했던 것들이 삶의 어느 순간에서 문득 떠오를 때가 다들 있잖아요. 음원보다도 라이브로 들을 때 더 마음이 흔들립니다. 답답해진 내 마음을 잠시 환기해주고 싶을 때, 아니면 그냥 울고 싶어질 때 이 노래를 들어보세요. P O D C A S T 당신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팟캐스트 진행 : 윤성용, 김의환 자진 사임으로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교황 베네딕토 16세와 그 뒤를 이은 교황 프란치스코 사이에 있었던 실화를 담은 영화. 전통과 규율을 신봉하는 보수성향의 교황 베네딕토 16세와 개혁을 지지하는 진보성향의 교황 프란치스코가 서로의 차이를 인정해가는 과정을 유쾌하고 인간적으로 풀어낸다. 한줄평
'대화' 두 번째 에피소드는 영화 <두 교황>을 소개합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 좋은 대화란 무엇인지, 대화란 우리 삶에게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 깊게 생각하게 되었는데요. 성장 영화를 좋아하는 두 남자가 만나 '대화'에 대해 깊고 내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지금 팟캐스트를 통해 저희가 나눈 대화를 들어보세요. P S 아직 못다한 이야기 1. 내년 계획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유튜브, 오프라인 행사, 출판 등 다양한 면에서 고민하고 있습니다. 콜라보레이션, 협업 등 좋은 생각이 있다면 언제든 편하게 말씀해주세요. 2. 이번 주는 사계절이 모두 있는 날씨라고 해요. 포근한 봄부터 초겨울 추위까지, 게다가 비 소식도 있으니 몸 건강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그럼 안녕, 친구. "오늘 xyzorba는 어땠어요?" 보내주는 피드백은 늘 꼼꼼히 읽고 있어요. 좋은 말은 마음에 두고 지적은 기꺼이 반영할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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