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 친구. 잘 지냈나요. 이번 주에 쓰고 읽고 본 콘텐츠를 보내줄게요.
안녕, 친구. 잘 지냈나요 이번 주에 쓰고 읽고 본 콘텐츠를 전해줄게요 L E T T E R 당신에게 전하고 싶은 말
Photo by Mak 1. 요즘은 꿈을 자주 꾼다. 꿈속에서 엊그제 보낸 뉴스레터에 장문의 피드백이 왔다. 아쉽다는 내용이었다. 나는 심장이 덜컥 내려앉아서 끝까지 읽지 못했다. 그다음에는 퇴사한 회사의 대표가 꿈에 나왔다. 나에게 다시 회사로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나는 조금 고민하다가, 내 능력이 부족해 돌아가긴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그다음에는 어떤 이유로 사이가 멀어진 친구가 꿈에 나왔다. 나는 고개를 돌려 그를 모른 척했다. 미안한 마음에 죄책감이 들었다. 그 꿈들이 너무 생생해서 깨어난 뒤에도 마음이 어지러웠다.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꿈의 목적은 소망 충족에 있다'라고 말했다. 꿈을 꾸는 원동력이 소망을 충족하고자 하는 욕구에 있다는 것이다. 프로이트의 말이 맞다면, 나는 여전히 인정받지 못할까 두려워하고 있다는 뜻이리라. 2. 요즘은 '어떻게 하면 그렇게 꾸준히 할 수 있나요?'라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그럴 때면 눈동자가 흔들리고 호흡이 떨린다. 나는 항상 포기하고 싶은 마음인 데다가, 언제나 다른 이들을 붙잡고 '당신에게는 도대체 어떤 동력이 숨겨져 있는 겁니까?'라고 묻고 다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글쎄요, 저도 여전히 헤매는 중이라서'라고 말하기엔 상대방도, 나도 서로 민망하고 죄송해지는 상황이 된다. 내가 대답을 망설이는 이유는 명확하게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나처럼 항상 스스로를 의심하고 극도로 불안해하는 사람은 절대 한 가지 동력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마치 커다란 기계처럼 여러 요인이 맞물려서 더 이상 내 의지로 멈출 수 없게 되었을 때, 나는 쉼 없이 달리게 된다. 그러니까 내가 스스로 지속했다기보다는 '지속할 수밖에 없는' 상태가 되었기 때문에 지금껏 계속 해왔던 것이다. 누군가에겐 허무한 대답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내가 나와 살아오면서 깨달은 것은 무엇보다도 나의 자유의지를 과대평가하면 안 된다는 사실이었다. 그만큼 나로부터 수많은 배신을 당해왔기 때문에 나의 게으름과 간사로움을 잘 알고 있다. '내버려 두면 알아서 잘하겠지'라고 스스로에 대해 낙관할 만큼 큰 그릇은 못 되는 것이다. 다만 나는 책임지는 일을 극도로 싫어하는 대신 한 번 책임진 일은 끝까지 챙긴다. 실패가 두렵기 때문이다. 그런 성질을 잘 활용하면 나를 내가 원하는(이상적이라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이끌어갈 수 있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그랬다. 내 손으로 시작해서 흐지부지 끝난 일들이 많다. 그것들은 내 안에 조금씩 흉터처럼 남았다. 더 이상은 자책하고 싶지 않아서 웬만하면 포기하지 않으려고 한다. 정리하자면 내가 꾸준히 하는 원동력은 '나 자신에게 더 이상 실망하고 싶지 않다는 두려움'이다. 3. 확신을 갖는 일이 점점 더 어려워진다. 인생에 정답이 없다는 걸 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고작 일 년 전에 했던 말도 후회하고 있다. 그만큼 나는 조금씩 변해가고 있다. 어느 날 내 안에 두려움이 사라졌을 때, 나는 무엇으로 움직이는 사람이 될까. 내가 오래 살아야 하는 이유가 있다면, 이 질문에 스스로 어떤 대답을 하게 될지 기대하는 마음뿐이다. 2021년 2월 셋째 주 늘 고마운 마음으로 윤성용 드림 R E A D I N G 당신이 꼭 읽었으면 하는 글 과거에 했던 자기 말을 번복을 하는 사람들은 변화한 세상에서 저마다 돌파구를 찾는다. 끊임없이 수정하면서 해보지 않았던 다른 세계로 넘어간다. 잠깐씩 단절 순간을 겪으며 격정적으로 삶을 변화시킨다. 살아가는 데 나만의 기준을 세우는 것은 중요하지만 때론 내가 세운 그 기준이 나에게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자기가 한 말 번복하기를 두려워하지 않아야 한다. 끊임없이 번복하고 또 번복하고, 자기 번복을 할 줄 아는 사람만이 성장한다고 믿는다. 번복하는 과정에서 배우기 때문이다. 자기 번복, 절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더보기] 제가 한 말을 번복하게 될 때 좌절감을 느끼곤 합니다. '아, 또구나.'라는 기분이라고 할까요. 뚝심 없이 우유부단한 제 자신을 탓하는 것이지요. 그러나 다르게 생각해보면, 계속해서 배우고 성장하는 중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습니다. 내가 옳다고 믿었던 길이 틀렸음을 인정하고, 방향을 조정해나가는 것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용기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칼럼을 읽고 그런 믿음을 좀 더 갖게 되었습니다. <기록의 쓸모>의 저자 이승희 님의 짧은 칼럼을 읽어보세요. M U S I C 당신이 좋아할 것 같아서
가끔은 바쁜 하루에 힘겨워질 때 너의 작은 손이
나에겐 가장 커다란 의미를 가지게 해줘 오늘은 웨이브투어스의 'ride'를 소개해드립니다. 우연히 플레이리스트에 올라왔는데 제 취향을 저격한 노래였어요. 웨이브투어스는 로우파이와 재즈 기반의 밴드로, 특유의 계절감과 느끼하지 않은 몽환적 분위기가 특징입니다. 저는 인상적인 앨범을 발견하면 앨범의 소개말을 꼭 읽어보는 편인데요. '바다는 파도로 말한다.(...) 이들의 파도를 모두어 듣다 보면 어느새 사랑이다.'라고 적혀있는 걸 보고 이 밴드가 더 좋아졌어요. 이제 막 봄이 시작되었지만, 여름의 산뜻함이 그립다면 이 노래를 들어보세요. P S 전하고 싶은 소식 1. 설 연휴 잘 보내셨나요. 이번 주 목요일 뉴스레터와 팟캐스트는 쉬어갑니다. 2. 지난 2년 간 보낸 뉴스레터를 엮어 에세이집을 출간할 예정이에요. 틈틈이 작업한 끝에, 다행히 2월 중에는 소식을 전해드릴 수 있을 것 같네요. 아참, 책 제목은 <인생의 계절>로 지었답니다. 곧 좋은 소식 전해드릴게요. 3. 올해는 더 많이 행복하고 더 많이 웃는 해가 되길 바랄게요. 그럼 안녕, 친구. "오늘 xyzorba는 어땠어요?" 보내주는 피드백은 늘 꼼꼼히 읽고 있어요. 좋은 말은 마음에 두고 지적은 기꺼이 반영할게요.
|
일상 에세이, 글, 음악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