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 친구. 잘 지냈나요. 이번주는 브랜드에 대해 이야기해줄게요.
안녕, 친구. 잘 지냈나요 오늘은 '친환경과 브랜드'에 대해 이야기해 볼게요 오늘 이야기할 사람들 👨🎤 윤성용 : 진지하고 신중한 편입니다. 낭만적이고 이상적인 생각을 가졌습니다. 딴짓을 좋아합니다. 🦸♀️ 선정수 : 애정과 공감을 원동력으로 살아갑니다. 사람과 브랜드를 좋아하며, 그 안의 '이야기'에 집중합니다. '보다 가치 있는 삶'을 제안하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당신은 친환경적인 사람인가요?
윤성용 : 오늘은 친환경에 대해 이야기하게 됐어요. 정수 님은 자신을 친환경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선정수 : 친환경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어요. 제가 동물을 좋아하는 편인데,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기후변화를 크게 느껴요. 최근 50년 동안 펭귄 개체수가 57% 감소했다고 해요. 북극곰도 현재 멸종위기에 처했고, 먹이가 없으니까 서로를 잡아먹기 시작했다고 하고요. 그런 소식들을 접하면서 ‘안타깝다’는 감정과 환경적인 문제가 점점 내 일이 되어가고 있다는 사실에 공감하게 됐어요. 윤성용 : 펭귄 개체수가 절반이나 줄었다니... 많이 심각하군요. 선정수 : 최근에 혼자 살기 시작하면서, 제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더 직접적으로 체감하는 것 같아요. 일주일에 한 번씩 재활용품 분리수거를 하는데, 플라스틱과 비닐이 엄청나게 쌓여있는 거예요. 새벽 배송이나 배달로 생겨난 것들이죠. 한 사람이 일주일 동안 이렇게 많은 플라스틱과 비닐을 사용한다는 것에 놀랐어요. 요즘에는 비건 문화를 접하면서도 알게 모르게 친환경에 대한 인식이 생겨나고 있는 것 같아요. 윤성용 : 들어보니까, ‘죄책감’이라는 감정이 섞여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저도 비슷해요. 친환경에 대해 신경 쓰지 않는 사람도 가장 최소한으로 하는 일이 재활용품 분리수거잖아요. 플라스틱을 아무리 많이 사용했더라도, 결국 재활용될 테니까 괜찮다고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작년에 ‘쓰레기 대란’이 있었어요. 중국에서 재활용 쓰레기 수입을 거부하면서 문제가 생긴 거죠. 그때 관심이 생겨서 찾아보니까, 배출된 쓰레기 중에 단 20%만 재활용되고, 나머지는 소각된다는 거예요. 분리수거를 했지만 결과적으로 큰 소용이 없었다는 거죠. 그걸 알게 되면서 환경에 대한 경각심을 느꼈어요. 선정수 : 맞아요. 그런 일이 있었죠. 윤성용 : 또 하나는 작년에 바다거북이 플라스틱 쓰레기로 괴로워하는 사진을 봤어요. 그 사진이 제게는 꽤 충격적이었어요.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선정수 : 죄책감이라는 감정은 생명과 관련되어 있을 때 증폭되는 것 같아요. ‘나 하나 정도는 괜찮겠지’라는 행동이 쌓였을 때 몇 마리의 바다거북이 죽어나갈까 생각하게 돼요. 평소에 이런 죄책감들이 조금씩 쌓이다가, 갑자기 터지는 순간이 생기는 것 같아요. 우리 세대는 왜 환경에 관심을 갖게 되었나
윤성용 : 친환경에 대한 감정은 죄책감으로 시작했다가, 이전 세대에 대한 반발심으로 변하게 되는 것 같아요. 미래를 생각하지 않고, 지금 당장의 성장에 몰두한 시대였잖아요. 그때는 생각하지 않았던 미래가 지금 우리에게 과제로 돌아온다는 생각을 하게 돼요. 선정수 : 말씀하신 대로 베이비붐 세대, 즉 한강의 기적을 이룬 세대는 성장에 집중했어요. ‘개인, 자유, 편리함, 영리 추구’가 환경 문제를 이긴 거죠. 우리가 그 보상을 누리고 있기는 하지만, 철저히 무시된 부분에 대해서는 온전히 짐을 지게 되었어요. 그것에 대해서 반발심이 들게 되는 거죠. 윤성용 : 조금 조심스러운 게, 세대 간의 갈등으로 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때는 생존과 성장이 가장 최우선이었던 시대이고, 그 혜택을 우리가 고스란히 누리고 있잖아요. 우리가 반발하고 있는 건, 그때 그 방식을 그대로 유지하면 안 된다는 거예요. 선정수 : 가치의 변화인 것 같아요. 친환경도 하나의 가치이고, 그때는 성장이라는 가치가 더 중요했던 거죠. 우리 세대가 친환경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도 재밌어요. 사회에 이롭기 때문이 아니라, 자신의 행복과 생존을 챙기는 이기적인 마음에서 온다는 거예요. 어느 세대든 이기적으로 살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우린 결코 친환경을 추구한다고 해서 착한 것이 아니라, 친환경이 필요해진 시대가 온 것뿐이라는 거죠. 윤성용 : ‘필환경(必環境) 시대’라는 말도 있더라고요. 친환경이 정말 우리를 위해서 꼭 필요해진 시대가 된 거군요. 선정수 : 또 미디어의 발전으로 환경 이슈에 대한 뉴스나 콘텐츠를 자주 접하기 때문에 환경 인식이 많이 생겨난 세대이기도 해요. 급격한 날씨 변화도 직접적으로 느끼고 있고요. 그것들이 맞물리면서 환경 변화와 위험성을 체감하고 있었어요. 환경에 대한 관심이 다음 세대를 위한 의무감이 아니라 나의 일이기 때문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것 같아요. 윤성용 : 이 키워드들이 재밌네요. 죄책감, 반발심, 이기주의, 적극적인 실천. 브랜드와 소비자의 친환경 줄다리기 : 마켓컬리, 스타벅스
윤성용 : 이번엔 브랜드에 대해 이야기해볼까요. 친환경이 브랜드와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주고 있을까요. 선정수 : 우리가 일상에서 하는 실천들이 브랜드에 큰 영향을 미치잖아요. 친환경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와 의식이 생기면서, 친환경 브랜드와 더불어, 새로운 선택지들이 생기고 있어요. 선택지가 생기니까, 소비자들도 일상에서 실천이 용이해지고요. 결국 순환이 되고 있어요. 윤성용 : 저는 마켓컬리의 사례를 이야기하고 싶어요. 소비자들의 인식이 바뀌면서 브랜드를 움직인 사례였거든요. 신선제품을 새벽에 배송하다 보니까, 과도한 포장재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었어요. 스티로폼 박스와 비닐 완충제, 냉매가 환경을 파괴한다는 거였죠. 그 의견이 폭발적으로 여론화되었고, 마켓컬리는 100% 재활용 가능한 종이로 포장재를 바꾸게 되었죠. 선정수 : 저도 그 변화를 응원하는 입장이었어요. 마켓컬리가 소비자의 의견을 받아 포장재를 바꾸고 피드백받는 과정을 여러 번 거쳤거든요. 그런 과정을 통해 점점 나은 방향으로 나아갔어요. 윤성용 : 마켓컬리의 주요 타겟층이 30대 여성인데, 현대사회에서 가장 큰 소비 주체잖아요. 마켓컬리뿐만 아니라 전 시장에도 영향을 준 상징적인 사건이었어요. 그 이후로 쿠팡이나 이마트, SSG 배송의 포장재도 바뀌었죠. 반대로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선택지를 만들어준 사례도 있을까요? 선정수 : 또 한 가지 공감할만한 사례는 스타벅스가 아닐까요. 스타벅스는 항상 커피업계에서 한 발짝 빠르게 움직였던 것 같아요. 시그니처인 초록색 빨대를 종이 빨대로 바꾼 것이 대표적이죠. 아이스 음료 잔을 빨대 없이 입으로 마실 수 있도록 바뀌기도 했고, 최근에는 해외에 휴대용 키링 빨대를 출시하기도 했어요. 친환경을 마케팅 수단으로 이용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지만, 결국 국내의 모든 카페에 영향을 주었다는 것만은 인정해야 할 것 같아요. 소비자들의 인식도 크게 바뀌었고요. 업계를 이끌어가는 브랜드의 힘이 크다는 것을 느꼈어요. 윤성용 : 재밌네요. 사실 이런 변화가 얼마 안 됐잖아요. 선정수 : 맞아요. 그리고 그런 시도들이 계속 생겨나고 있어요. 요즘 들어 소비자들의 힘이 커졌다는 걸 느끼는 게,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기하고 브랜드들은 그걸 빠르게 반영하거든요. 그런 순환구조가 없었다면 속도가 이보다 훨씬 느렸을 거예요. 윤성용 : 우리는 상품이 아니라 브랜드를 소비하고 있고, 그 브랜드가 우리의 정체성을 대변하고 있거든요. 그러니 브랜드 입장에서도 소비자들의 의식 변화를 무시할 수가 없는 거죠. 상품이나 서비스의 퀄리티 보다도, 고객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쫓아갈 수밖에 없어진 것 같아요. 친환경 브랜드의 탄생 : 리사이클링과 리유즈
윤성용 : 이쯤에서 친환경 브랜드로 넘어가 볼까요? 선정수 : 기존 브랜드가 친환경적으로 변하는 사례도 있지만, 처음부터 친환경을 본질로 하는 브랜드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어요. 그 방식을 ‘리사이클(Recycle)’과 ‘리유즈(Reuse)’로 나눌 수 있을 것 같아요. 업사이클은 ‘재활용품에 디자인 또는 활용도를 더해 새로운 제품을 재탄생시키는 것’이고, 리유즈는 ‘이미 사용한 것을 재사용하는 방식’을 말해요. 윤성용 : 특히 패션 업계에서 이런 시도들이 일어나고 있죠. 대표적으로 오래된 트럭 방수천으로 가방을 만드는 ‘프라이탁(PREITAG)’을 들 수 있어요. 우리가 프라이탁 가방을 사는 이유가, 친환경이어서가 아니라 멋지고 예뻐서 잖아요. 친환경 브랜드도 힙하고 매력적일 수 있다는 걸 잘 보여준 브랜드 같아요. 선정수 : 창업자의 인터뷰 “재활용이란 제품의 '두 번째 인생'입니다.”라는 말이 인상적이었어요. 우리가 리사이클링 브랜드를 좋아하는 이유는, 유니크함과 공들인 가치에 대해 애착을 갖기 때문인 것 같아요. 프라이탁은 친환경을 아름답고 독특하고 스토리가 있는 소재로서 선택했다는 점에서 흥미로워요. 무엇이든 ‘의무’일 때는 매력적이지 않더라고요. 윤성용 : 조수용 카카오 공동대표 이사가 “친환경 업체는 재활용과 비영리라는 개념을 동일화하는 착각에서 벗어나야만 성공할 수 있다.”라고 말한 적이 있더라고요. 말씀하신 것처럼, 친환경을 의무로서가 아닌, 하나의 매력적인 선택지로 이야기하는 브랜드가 성공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리유즈의 사례는 무엇이 있을까요? 선정수 : ‘더피커’라는 우리나라에 최초로 제로 웨이스트 상점을 도입한 벤처가 있어요. 프로듀스 백, 다회용 용기 등을 챙겨 원하는 분량만큼만 살 수 있도록 해서, 포장 플라스틱이나 비닐이 발생하지 않는 거죠. CEO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번거로운 일’이라고 느낀다는 부분이 포인트라고 생각했는데요. 우리가 플라스틱이나 비닐로 포장된 것을 위생적이라고 여기는 관념과 시스템적인 고착이 영향을 주지 않나 싶어요. 결국 ‘번거로움’과 ‘편리함’ 중에 무엇이 중요한 가치인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더라고요. 우리가 바라는 앞으로의 친환경
선정수 : 우리는 보다 장기적인 행복에 익숙해져야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면 더 나은 세상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앞으로 우리는 친환경에 대해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할지 얘기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윤성용 : 친환경이라는 것이 일상적인 영역으로 내려왔지만, 모든 사람에게 강요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닌 것 같아요. 브랜드가 하는 역할은 환경을 위한 선택지를 제시해주고 상기시켜주는 것인데, 그것이 본질적으로 문제를 해결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결국엔 정부의 규제가 함께 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제는 좋은 것보다는 옳은 것이 무엇인가를 더 많이 생각하면서 선택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봤어요. 선정수 : 좋은 것이 옳은 것이면 가장 좋을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포틀랜드의 사례를 이야기하고 싶어요. 포틀랜드 시민들은 친환경적인 것을 유행처럼 소비하지 않는다고 해요. 유기농, 친환경도 이 도시에서는 다양한 삶의 방식 중 하나인 거예요. 저는 선택지가 넓어지고 다양한 삶의 방식을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결국 친환경도 자발적인 선택이 되어야 하고, 자신이 어떠한 가치를 추구하고, 그 가치와 비례하는 상품인지를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존재하는 세상과 시스템이 되어야 하는 게 맞지 않을까요. 앞으로도 우리는 친환경이 옳다고 얘기하기보다는, 개인적인 측면에서 좋은 것으로 연결되어야 하지 않나 생각이 들었어요. 윤성용 : 친환경은 필수나 의무가 아닌 하나의 선택인 거고, 다양한 삶의 방식 중 하나가 돼야 한다는 말이군요. 선정수 : 친환경을 누구에게 강요하고 싶지 않아요. 오늘은 친환경의 좋은 점을 이야기하고 싶었고, 이런 가치들에 공감한다면 '이런 브랜드를 선택했을 때 당신은 좀 더 그런 가치관을 추구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하고 싶었어요. 무조건 바다거북을 보고 죄책감을 느껴야 한다거나, 환경을 위한 정책을 당연히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지속 가능하려면 선택이 전제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윤성용 : 어떤 말씀인지 알겠어요. 저도 죄책감이나 부담감을 더 생성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에요. 선정수 : 저는 이런 대화 방식을 좋아해요. 타인의 개인적인 이야기가 나의 개인적인 이야기로 와 닿기 쉽거든요. 친환경이라는 하나의 선택지가 우리들의 삶에 하나 늘어났다고 생각해요. 그것만으로도 좋은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어요. 📮 F E E D B A C K 당신의 생각이 궁금해요 "오늘 xyzorba brand는 어땠어요?" 피드백은 모두 꼼꼼히 읽고 있어요. 앞으로도 더 나아지도록 노력할게요. 긴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고마워요,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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