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 친구. 잘 지냈나요? 일주일 동안 쓰고 읽고 들은 것을 전해드릴게요.
친애하는, 나의 친구 에게
Photo by Mak 당신에게 전하고 싶은 말 우리 지금 충분히 잘하고 있어 1. 당신은 위로가 필요할 때마다 내 글을 찾아 읽는다고 했다. 그 말이 내게는 너무 고맙게 생각되었다. 내가 적어도, 가장 가까운 한 명에게는 도움이 되는 글을 쓰고 있다는 의미니까. 당신이 찾아 읽을 수 있는 글을 더 많이 쓰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 이유만으로도 나는 이 서툴고 지난한 일을 반복할 수 있다. 2. 엊그제는 술을 많이 마셨다. 오랜만에 대학 시절 친구들을 만났다. 그 친구들을 만나면 언제나 절제하기가 어렵다. 마치 20대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다음날에 몰려오는 숙취는, 그것이 바보 같은 착각이었다는 사실을 거칠게 알려준다. 세 번쯤 속을 게워내고 나서야 분명히 알게 되었다. 내가 그리워하는 예전의 나는 그저 환상이라는 것을. 이제는 다시 고개를 돌리고 내가 만들어갈 새로운 풍경을 마주할 때가 된 것 같다. 3. 요즘 말버릇처럼 하는 말이 있다. "우리 잘 살고 있는 거지?"라고. 꼭 잠들기 전이면 눈을 감고 불안한 목소리로 질문했다. 의문도 아니고, 강요도 아닌, 허공에 던지는 어설픈 물음이었다. 나는 아마도 "그래, 우리 지금 충분히 잘하고 있어."라는 말이 듣고 싶었던 것 같다. 그러면 안심하고 편히 잠들 수 있을 것 같았다. 오늘 밤부터는 듣고 싶은 말을 먼저 해보려고 한다. "우리 지금 충분히 잘하고 있어."라고. 다짐과 예언, 그 사이 어딘가에 놓여있을 이 말이 내일을 살아갈 힘이 될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혼란스러운 세상을 잘 견뎌낼 것이라는 믿음이니까. "그래, 맞아."라고 조용히 대답해줘도 좋겠고, 너무 당연한 이야기라는 듯 잠들어도 좋겠다. 혹은 '우리'를 이야기하는 것이 너무나 자연스러워졌다는 사실을 문득 떠올렸으면 좋겠다. 2021년 11월 1일 윤성용 드림 당신이 읽었으면 하는 글 슬픈 이야기를 웃기게 쓰는 법 세상이 바라는 삶을 새롭게 살아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 때마다, 내가 살아왔던 삶은 지난해의 어딘가에 슬프게 머물러있을지도 모른다. 상상해본다. 새해가 오면, 새로운 계획을 하나씩 떠올릴 때마다, 묻어둔 슬픔도 하나씩 떠올리고, 그 슬픔을 유쾌하게 간지럽혀서, 실컷 웃으며 떠나보내는 장면을. 개인적으로 가장 부러운 사람이 재밌는 글을 쓰는 사람들이에요. 제가 글을 쓰고 나면 어쩐지 우울하고 쓸쓸한 기분이 들거든요. 아마 평소에도 유머러스한 사람이 아니어서 그런가 봐요. 이번 칼럼은 오세혁 극작가의 글이에요. 학교에서 진행하는 글쓰기 수업에서 '인생에서 가장 슬펐던 순간을 웃긴 이야기로 써내라'는 과제를 주었대요. 만약 가장 슬픈 순간을 웃긴 이야기로 써낼 수 있다면, 인생에서 맞닿드린 모든 아픔과 고통을 이겨낼 힘이 생겨나겠죠. 저도 한 번쯤 써봐야겠어요. 슬프지만 웃긴 이야기.
당신에게 들려주고 싶은 음악 Thama - Real Thing (Feat. Dynamicduo) That's what I call a real thing Oh maybe you can get that 오늘은 따마의 'Real Thing'을 소개해드립니다. 정말 좋은 노래를 발견하면, 그 노래가 속한 앨범을 모두 들어보는 습관이 있어요. 하지만 앨범 전체가 좋다고 생각하는 경우는 흔치 않은데요. 따마의 첫 번째 앨범 <DON'T DIE COLORS>는 정말 놀라웠어요. 모든 노래가 황홀할 정도로 좋았거든요. 자신이 추구하는 소울과 그루브를 과감 없이, 그것도 세련되고 정제된 사운드로 담아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중에서도 가장 자주 들었던 노래는 'Real Thing'이에요. 이 음악을 들어 보시고 마음에 드신다면, 앨범 수록곡 전체를 순서대로 들어보세요. 2021년을 빛낼 R&B 명반이 될지도 모르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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