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우울감이 마음을 덮쳐올 때 어떤 방식으로 벗어나고 계신가요. 저는 세상과 동떨어진 곳으로 잠시 도망치곤 했습니다. 이를테면, 자존감이 가장 떨어졌던 취준생 시절에는 인적이 드문 습지생태공원이 저의 피난처이자 항우울제였습니다. 넓게 펼쳐진 평지와 흔들리는 갈대 소리, 철새들의 울음소리를 듣다 보면 나를 괴롭히는 모든 고민들이 별 것 아닌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오늘 소개해드리고 싶은 책은 에마 미첼의 <야생의 위로>입니다. 이 책은 매일 숲 근처를 산책하고 자연을 관찰하면서 회복의 여정을 걷는 한 사람의 회고록입니다. 에마 미첼을 25년간 우울증을 겪은 박물학자이자 디자이너, 일러스트레이터입니다. 미첼은 '계절성 정서장애'를 갖고 있었는데요, 특정 계절이 되면 우울 증상과 무기력증이 심해졌습니다. 미첼은 우울증을 극복하려 애쓰는 대신 어르고 달래며 함께 살아갑니다.
반려견 애니와 함께 산책하며 마주치는 자연의 모습은 분명한 위안이 됩니다. 풀꽃 한 포기에서 신비로움을 찾고, 수천 킬로미터를 날아온 제비를 보며 감동의 눈물을 흘리며, 마음의 폭풍이 거세게 휘몰아치는 날에도 창밖의 초록빛으로부터 기쁨을 발견하는 법을 알게 됩니다. 매일 산책길에서 동식물을 관찰하고 스케치하고 사진으로 찍는 과정이 쌓여 가장 힘겨운 날에도 회복의 여정을 시작할 수 있는 마음의 힘이 되어 줍니다.
이번 팟캐스트에서는 <야생의 위로>를 소개하며 우리를 위로하는 계절과 자연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우리는 무엇으로 계절의 변화를 느끼는지, 봄이 되면 우울해지는 이유는 무엇인지, 자연으로부터 위로받은 적이 있는지에 대해 솔직한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만약 자신이 너무 비참하게 느껴지고, 좋은 날씨도 우울한 생각으로 이어진다면 이번 에피소드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