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애하는, 나의 친구 에게... | 1.
출근길에는 늘 차창 밖을 의식적으로 바라본다. 달리는 속도에 맞추어 흩어지는 풍경을 멍하니 감상하곤 한다. 내게 주어진 하루 중에서 머리를 비우는 시간은 어쩌면 그때뿐일지도 모른다. 그때 마주하는 풍경에 따라 나는 알게 모르게 영향을 받았다. 오늘은 비가 개었다. 차창에 비치는 아침 볕이 유난히 부드럽고 포근해 보였다. 내게도 그런 사랑으로 다가와 주기를 이 세상에 바라보았다.
2.
가끔은 나 자신이 외줄을 타고 있다고 생각될 때가 있다. 어느 한쪽으로 쏠리면 안 되니까, 자꾸만 균형을 맞추려고 애를 쓰는 것이다. 그래서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사실 그 외줄은 바닥에서 그리 높지 않은 위치에 있었고, 만에 하나 쓰러진다 해도 언제든 다시 시작할 수 있었는데 말이다. 실패할 수 있는 용기가 나에게 없다는 사실이 늘 안타깝고 슬펐다. 내가 그리스인 조르바라든지, 니체처럼 자신의 삶을 내던지는 사람에게 끌리는 이유가 아무래도 그런 것일 테다.
3.
조금 더 웃어보자, 조금 더 마음을 열어보자. 요즘은 아침마다 이런 다짐을 한다. 작은 이야기에도 놀라운 표정을 짓고 고개를 끄덕이고 맞장구를 치려고 한다. 웃을 일이 더 자주 찾아올 수 있도록 길을 내어주는 것이다. 익숙하진 않지만 분명 작은 변화들이 생기고 있었다. 어떤 때는 행동이 진심을 이끌어내기도 한다는 걸 나는 천천히 알아가는 중이다.
4.
세상을 향해 다시 한번 화해의 손을 내민다. 오늘로써 몇 번째 화해인지 모르겠다. 물론 세상은 나와 다툰 기억이 없다. 언제나 나 혼자 싸우고 나 혼자 화내고 나 혼자 미워하고 나 혼자 토라졌다. 그렇기에 결국은 내가 먼저 다가설 수밖에 없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멋쩍은 미소로 다가가 나란히 걸어본다. 나는 세상과 화해하는 법을 배워가고 있었고 그 일에 점점 더 능숙해지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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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7월 4일
다시 한번 마음을 열고
윤성용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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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병에 가장 좋은 치료법은 노동과 사랑이라고, 프로이트는 말했다. 마음의 병을 가진 사람에겐 주위의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지만, 스스로 관심을 가지고 사랑을 줄 수 있는 대상 또한 필요하다. 노동과 사랑을 포함한 행동, 그러니까 돌봄이 필요하다. 태어나 기고 걷고 움직이고 자라난 우리는 돌봄을 받던 존재에서 돌봄을 행하는 존재가 되어간다. 돌보고 돌아보고 느껴보고 이해하고 사랑한다. 그런 과정을 겪어본 사람이야말로 뿌리가 튼튼한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무수히 흔들린다 해도 단단하고 튼튼한 내면을 가진 사람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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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고수리 작가님의 칼럼을 소개해드립니다. 얼마 전에 글쓰기 모임에서 반려 식물을 키우는 분을 알게 되었어요. 식물 하나하나에 정성껏 이름을 붙여주고,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으며 함께 살아간다는 이야기가 인상 깊게 와닿았어요. 사랑과 돌봄을 주면서 얻는 행복감이 저에게도 전해졌거든요. 그래서인지 '마음의 병을 가진 사람에겐 주위의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지만, 스스로 관심을 가지고 사랑을 줄 수 있는 대상 또한 필요하다.'라는 문장이 기억에 남았어요. 사랑받는 법뿐만 아니라 사랑하는 법을 연습해야 한다는 걸 다시금 생각해봤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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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이렇게나 멈춰있는 내게 글을 쓰게 해 모래뿐인 내 하루에 꽃이 되어주네 넌 이렇게나 좋은 사람으로 내게 와 날 좀 더 나은 사람이 되게 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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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구름의 '더 나은 사람'을 추천해드립니다. 이 곡은 2016년에 발매된 구름의 첫 싱글 앨범이에요. 예전에 자주 듣던 노래인데, 요즘 문득 떠올라서 반복해서 듣고 있어요. 이 노래는 서툴지만 솔직한 고백처럼 느껴져서 좋아요. 내게 글을 쓰게 만들고, 춤을 추게 만들고, 더 나은 사람이 되게 하는 그런 부드러운 사랑의 감정이 떠오르거든요. 여러분은 나로 하여금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게 만드는, 그런 사람과 함께하고 있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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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윤성용입니다. xyzorba club, 두번째 글쓰기 모임에 참여하실 분을 모집합니다. 첫 모임이 너무나 뜻깊고 의미 있는 시간이었기에, 이 모임을 계속 이어나가기로 했어요. xyzorba club은 각자 짧은 에세이를 써오고, 함께 읽고,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모임입니다.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어요. 글을 매개로 수다를 떠는 시간이라고 생각해주시면 됩니다. 부디 편안한 마음으로 신청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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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소 : 사당역 근처 모임 공간
- 날짜 : 7월 23일(토), 8월 6일(토), 8월 20일(토)
- 시간 :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 인원 : 5명
- 3회 모두 참석해주셔야 해요. 신청자가 많으면 선착순으로 할게요. 비용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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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 장마는 언제쯤 끝이 날까요. 무더위와 소나기는 당분간 계속될 것같아요. 모두 우산을 꼭 챙기시고 폭염에 유의하세요. 그럼 안녕, 친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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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답장과 피드백은 늘 꼼꼼히 읽고 있어요. 좋은 말은 마음 속에 간직하고 지적은 기꺼이 반영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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