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이라는 시스템은 참 신비롭습니다. 계속 변화하지만 반복되죠. 그래서 계절은 사랑에 비유되어도 어색함이 없습니다. 우리는 봄처럼 만나 여름처럼 뜨거운 사랑을 하고, 가을처럼 조금씩 식어가더니 겨울처럼 차가운 이별을 맞이 합니다. 평생일 것만 같은 겨울은 언젠가 끝이 나고 또 다른 봄이 찾아옵니다. 그렇게 사랑은 계절처럼 반복됩니다. 다만 희망적인 것은, 우리는 사랑을 할수록 조금씩 나은 사람이 되어간다는 사실입니다.
오늘 소개해드리고 싶은 영화는 허진호 감독의 <봄날은 간다>입니다. 2001년 9월에 개봉된 이 영화는 두 남녀가 만나 서로 사랑하고 이별하는 과정을 담았습니다. 일상적인 소재에 섬세한 감정 묘사와 연출이 더해져, 우리가 지니고 있는 시절을 떠올리게 만듭니다. 사운드 엔지니어인 상우(유지태 분)는 라디오 PD인 은수(이영애 분)를 만나 소리 채집 여행을 떠납니다. 그리고 이들은 겨울이 봄을 맞이하듯 자연스럽게 서로를 사랑하게 됩니다.
상우는 이 사랑이 영원할 것 같지만 이혼의 경험이 있는 은수는 점점 깊어지는 관계를 두려워합니다. 서로의 다름이 분명해질수록 둘은 조금씩 어긋나기 시작합니다.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라고 묻는 상우에게 은수는 헤어지자고 말합니다. 상우는 이 아픔과 미련을 견뎌낼 수 있을까요. 겨울 뒤에 찾아온 봄날도 언젠가 가야 하는 것처럼, 이들의 사랑도 변하고 있습니다.
이번 팟캐스트에서는 영화 <봄날은 간다>를 소개합니다. 이 영화를 만남과 사랑, 어긋남, 이별로 나누어 소개하고 우리가 지니고 있는 시절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영화 <봄날은 간다>가 마음을 울리는 이유는 우리가 언젠가 보냈던 봄날이 고스란히 담겨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인생에서 가장 따뜻했던 시절이 문득 그리워진다면, 오늘의 에피소드를 들어보길 권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