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친구. 잘 지냈나요. 이번주에 쓰고 읽고 본 콘텐츠를 보내줄게요. 안녕, 친구. 잘 지냈나요 이번 주에 쓰고 읽고 본 콘텐츠를 전해줄게요 L E T T E R 당신에게 전하고 싶은 말 Photo by Mak 국어 교과서에서 읽은 <청춘 예찬>의 첫 문장을 생생히 기억합니다. '청춘(靑春)! 이는 듣기만 하여도 가슴이 설레는 말이다.'라는 문장이었습니다. 그 문장을 읽었을 때부터 나는 청춘을 애타게 기다렸습니다. 피가 끓는, 역사를 이끄는 동력. 나도 곧 느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가슴이 뛰었습니다. 그러나 내가 경험한 청춘은 결코 가슴 설레지 않았습니다. 모든 게 혼란하고 불안했습니다. 갑자기 얻은 자유에 이리저리로 끌려 다녔습니다. 무딘 눈치로 주변 흐름에 맞추어 따라가느라 바빴습니다. 한 살 많은 선배가 대단해 보였고, 1년 뒤에는 그게 허상이었음을 깨달았습니다. 그걸 알고도 가볍게 얻은 불안한 권력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나는 준비도 없이 마음만 앞서서 모든 걸 망쳐놓았습니다. 사랑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옛 애인은 그 서투름을 진짜 사랑이라고 여기는 듯했습니다. 그러나 그건 사랑받고 싶지만 사랑이 무엇인지 모르는 누군가의 어설픈 흉내였고, 사랑이라는 이름 아래에서 무엇이든 해보고 싶었던 어중간한 신념이었을 뿐이었습니다. 서로 깊이 이해하고 싶었으나 그럴 만큼 우리는 깊이를 갖고 있지 않았기에 겉으로만 맴돌았던 것입니다. '넌 아직도 그걸 사랑이라고 부르다니. 그동안 참 고단한 사랑을 해왔구나'라고 나는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차마 비웃을 수 없었던 것은, 나 또한 과거의 나를 그리워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돌이켜보면 오히려 미래가 보이지 않았기에, 순간에 온통 몰입했던 시기였습니다. 그때만큼 내 감정에 깊이 빠져있던 시기가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노스탤지어(Nostalgia). 지나간 시간을 그리워하는 걸 의미합니다. 나는 앞으로도 노스탤지어와 함께 살아갈 듯합니다. 지나간 시간과 지금, 앞으로의 시간은 어떻게 관계 맺으며 흘러가는가, 나는 왜 그리도 어리석은 과거에 기대어 안도감을 느끼는가, 한걸음 내딛기도 어려운 길 위에서도 나는 왜 이리 자주 넘어질 수 있었는가에 대해 언젠가부터 나는 자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2020년 6월 마지막 주 시간에 대해 생각하며 윤성용 드림 R E A D I N G 당신이 꼭 읽었으면 하는 글 한겨레21, 2 min read 그때 나는 생각했다. 이 삭막한 도시도 때로는 영혼이 깃들 수 있는 틈새를 누구에게나 열어주는구나. 나는 지금 리버사이드파크의 그 벤치를 떠올리며 생각한다. 언젠가 사랑하는 이와 그 공원 벤치를 찾으리라. 그곳에서 도미니크와 그녀의 친구처럼 서로를 마주 보며 오래오래 대화를 나누리라. 그 대화는 이렇게 시작하리라. “아주 오래전 여기 혼자 앉아 한 번도 만난 적 없고 이름도 모르는 누군가를 애타게 그리워했지요.” 언젠가 다시 찾아가고 싶은 장소가 있나요. 저는 안목 해변의 한 카페가 떠올렸습니다. 고단할 때마다 그 카페를 찾아, 바닷바람을 맞으며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듣곤 했거든요. 이 글을 쓴 심보선 시인은 뉴욕 리버사이드파크의 한 벤치가 그립다고 합니다. 이방인에게 삭막한 도시 속에서도 영혼의 틈을 내어준 순간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M U S I C 당신이 좋아할 것 같아서 어른이 되면 귀찮은건 끊는건가 상처받기 두려운가 감정없이 사는걸까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뮤지션 'Yaeji(예지)'의 음악입니다. BBC에서 기대되는 아티스트로 선정되기도 했었죠. 노래를 듣다 보면 독특하고 색다른 느낌이 듭니다. 어떤 장르인지 명확하게 정의하기가 어렵기 때문인데요. 중간중간에 섞이는 한국어 가사와 중독성 있는 멜로디가 매력적입니다. 몇 번은 들어봐야 그 진가를 알 수 있죠. P O D C A S T 당신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진행 : 윤성용, 김승원, 김버금 우리가 잊고 사는 '시간'에 대한 첫 번째 에피소드입니다. 심보선 시인의 <슬픔이 없는 십오 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봤는데요. 여러분은 시를 좋아하시나요. 어쩌면 낯설고 어렵게 느껴지실지도 모르겠어요. 저는 이 시집을 읽으면서 시에 대한 태도가 많이 바뀌었습니다. 아무런 목적 없이, 온전히 언어에 집중하는 시간이 우리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너무도 다른 세 사람이 만나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는지, 팟캐스트를 통해 들어보세요. "오늘 xyzorba는 어땠어요?" 보내주는 피드백은 늘 꼼꼼히 읽고 있어요. 좋은 말은 마음에 두고 지적은 기꺼이 반영할게요. 그럼 안녕, 친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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