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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친구. 잘 지냈나요. 이번주에 쓰고 읽고 본 콘텐츠를 보내줄게요.
안녕, 친구 이번 주에 쓰고 읽고 본 콘텐츠를 보내줄게요
✉️ L E T T E R 당신에게 전하고 싶은 말
면접을 보았습니다. 그들은 내게 수많은 질문을 던졌고 나는 차마 정리되지 않은 말을 내뱉었습니다. 나는 순발력이 그리 좋지 않습니다. 면접이 끝나고 뒤로 돌아서면 그때야 좋은 대답이 떠오르는 식입니다. 나는 그런 질문들을 꽤 오랫동안 곱씹으면서 아쉬워하는 편입니다. 한번은 이런 질문을 받았습니다. '인생의 목적이 무엇인가요?' 나는 당황했습니다. 누구도 내게 물은 적이 없는 질문이었습니다. 아니, 가끔 친구들과 술을 마실 때면 비슷한 이야기가 나온 적도 있습니다만. 그럴 때면 누군가가 '살아있으니까 사는 거지. 술이나 먹자.'라는 식으로 마무리하고는 했습니다. 그 누군가는 주로 나였습니다. 곰곰이 생각해보았습니다. 철학자들의 말을 떠올려보기도 하고, 내 인생을 빠르게 되돌아보기도 했습니다. 그 적막은 약 10초 정도였는데 내게는 영원 같은 침묵으로 느껴졌습니다. 나는 대답했습니다. 인생에서 어떤 결과나 성취에 바라기보다는 몰입하고 성장하는 과정을 즐기고 싶다고 했습니다. 구체적인 커리어 목표는 없고, 사실 그런 건 내게 중요하지 않다고도 말했습니다. 그저 내가 배울 수 있고 기여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나 너무 막살고 있는 건가?’ 문득 그런 기분이 들었습니다. 인생에 대해서 너무 많이 생각하다 보니까, 결국 인생이란 별 것이 아니라고 착각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나는 인생을 최대한 열어놓고 살려고 합니다. 내 아둔함으로 정의한 좁은 프레임에 가두기엔 인생은 너무나 큰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그것은 마치 촘촘한 체를 들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안전한 삶을 위해 내게 필요한 기회만을 걸러낸다면, 우연이 우리에게 주는 수많은 즐거움을 놓치게 되지 않겠습니까. 그러니 나는 5년 뒤, 10년 뒤를 상상할 수 없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불안했던 시간을 돌아봅니다. 내가 이 사회에서 1인분은 할 수 있을까. 적어도 내가 가진 능력으로 최소한 생존은 할 수 있을까. 도대체 내가 잘하는 게 무엇이며, 내가 담당할 자리가 어딘가에 있을까. 이런 고민들이 파도처럼 밀려들어왔고, 무시해버리기엔 너무나 현실적이었습니다. 주어진 시간 내에 명확한 정답을 써내야 할 것 같은 압박감을 나는 숙제처럼 지니고 있었습니다. 지금은 더 이상 불명확한 미래가 불안하지 않습니다. '나는 생각보다 괜찮고, 인생에는 정답은 없다'는 사실을 조금씩 이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목적 없이 태어난 존재입니다. 내 인생은 나만이 의미를 부여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나의 삶을 다른 사람에게 납득시킬 필요도 없습니다. 그저 자기 자신을 납득시키는 과정만 있을 뿐입니다. 가장 설득하기 어려운 존재입니다만, 그것에 성공한다면 쉽게 흔들리지 않는 힘을 얻게 된다고 나는 믿고 있습니다. '인생의 목적이 무엇인가요?' 당신이라면 어떻게 대답했을지 나는 궁금합니다. 어떤 대답이든 적어도 당신에게는 정답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2019년 8월의 마지막 주
윤성용 드림 ✒️ R E A D I N G 당신이 꼭 읽었으면 하는 글
* 왜 불안한지 몰라서 더 불안해 - 아는 정신과 의사
'불안은 삶의 불확실성을 통제하려는 마음에서 비롯된다' 우리는 늘 불안합니다. 취업이 안될까봐, 결혼은 할 수 있을지, 퇴사하면 뭘 먹고 살아야하는지, 이직은 할 수 있는지 불안합니다. 안타깝게도 우리의 삶은 언제나 불확실합니다. 원하는 대로만 이루어지길 바라는 마음은 우리를 초조하게 만듭니다. 내 손에 달리지 않은 것을 통제하려는 마음은 불행의 씨앗이 됩니다. 그러니 우리는 삶이 불확실하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해보면 어떨까요. "인생이 어디 내 마음대로만 풀리겠어? 이제는 미리 걱정하지 않기로 했어. 어쩔 수 없는 것 말고,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해보자."라고 스스로에게 말해보는 것입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아는 정신과 의사'님의 글을 통해서 확인해보세요. 언제나 불안한 마음이 드는 당신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 M U S I C 당신이 좋아할 것 같아서
'이별하긴 하겠지 과연 지울 수가 있을까' 한 남자가 방망이로 야구공을 휘두르고 있습니다. 무언가를 잊기 위해서 필사적인 얼굴입니다. 아무리 쳐내보려고 해도 예전 기억들이 떠오릅니다. 어설펐던 우리의 처음, 약간의 다툼과 화해, 그리고 남보다 멀어지는 순간까지 말입니다. 그는 결국 그 자리에 주저 앉습니다. 금방이라도 울 것같은 그의 얼굴이 보입니다. 아쉬움인지 미안함인지. 그것도 아니면 체념인지 모를 표정입니다. 월간 윤종신을 자주 챙겨 듣는 편은 아닙니다. 김필과 천단비의 듀엣이 오랜만에 반가워서, 특별한 음색의 조화를 기대하며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10번은 반복해서 듣게 되었습니다. 90년대 감성이 가득 담긴 정통 팝발라드인데도 촌스럽지 않습니다. 윤종신의 음악은 감정을 증폭시킨다기 보다는, 우리가 가진 경험을 끌어올리고 재회하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서로에게 습관이 되기보단 추억이 되기를 선택한 그때를 떠올리게 만듭니다. 📮 F E E D B A C K 당신의 생각이 궁금해요 "오늘 xyzorba는 어땠어요?" 보내주는 피드백은 늘 꼼꼼히 읽고 있어요. 좋은 말은 가슴에 두고, 지적은 기꺼이 반영할게요. 언제나 완벽할 수는 없지만, 진솔한 글을 보내드릴게요. 🔗 L I N K 이대로 헤어지긴 아쉬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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