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친구. 잘 지냈나요. 이번주에 쓰고 읽고 본 콘텐츠를 보내줄게요. 안녕, 친구. 잘 지냈나요 이번 주에 쓰고 읽고 본 콘텐츠를 전해줄게요 L E T T E R 당신에게 전하고 싶은 말 Photo by Mak 어떤 단어는 읽기만 해도 마음이 벅찼습니다. 이를테면 <해로하다> 같은 단어가 그렇습니다. 평생을 같이 살며 함께 늙는 나와 그녀의 모습이 이 단어에 스며있었습니다. 그러고 보면 언어는 단단히 고정되어있으나 나의 경험과 상상에 따라 유동적인 의미를 갖게 되므로, 세상의 문제는 오직 나의 해석에 있는 듯합니다. 나는 그녀와 다르면서도, 어떻게 함께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생각해보고는 합니다. 이를테면 그녀는 '만약 내일 세상이 끝난다면 뭘 하고 싶어?'같은 질문을 끔찍이도 싫어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녀는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었다가, 5분 후에는 가장 불행한 사람이었다가, 또 30분 뒤에는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녀는 표정이 풍부했습니다. 감정표현에 서툴고 언제나 무뚝뚝한 나와는 정 반대였습니다. 그래서 그림을 그리거나 바느질을 하고 있는 그녀의 얼굴을 가만히 보고 있노라면, 마치 영화를 보는 것처럼 즐거웠습니다. 미간이 찌푸려졌다가 입꼬리가 올라갔다가 잘하지도 못하는 휘파람을 불었다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더니 기쁨의 춤을 추곤 했습니다. 그녀가 우는 날은 여럿 있었지만 이유는 제각각이었습니다. 그것은 우리의 사랑에 다양한 면이 있다는 뜻이었습니다. 그때마다 우리는 서로의 일부가 되었다는 사실을 실감하곤 했습니다. 가끔은 내게 등 돌린 모습을 가만히 지켜봐야 할 때도 있었습니다. 서투르게 말을 건네면 그녀는 터져버릴지도 몰랐습니다. 그저 멍하니, 그러나 조심스럽게 무딘 눈치로 파도가 잠잠해질 때까지 기다렸습니다. 나는 그렇게 슬픔을 다루었습니다. 어제도 그녀는 울었습니다. '당신 시간 속에는 내가 없잖아. 당신이 바쁜 만큼 나도 더 바빠져야만 했어.' 더 이상 외롭고 싶지 않아서, 라는 말이 속삭이듯 들린 건 실제인지 착각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나는 그녀만큼 외로움을 모르는 것일까요. 분명한 건 모든 걸 완벽히 해내려고 할수록 정작 소중한 것을 놓쳐버린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울다가 잠든 그녀의 눈을 닦아주었습니다. 머리칼을 쓸어주고 부은 얼굴을 멍하니 바라보았습니다. 나는 이 사람을 위해선 무엇이든 포기할 수 있다고 생각해봅니다. 그것은 분명 사랑이었고, 나는 여전히 그것에 서툴렀습니다. 2020년 7월 둘째 주 어설프게 살아가는 윤성용 드림 R E A D I N G 당신이 꼭 읽었으면 하는 글 김지수의 인터스텔라, 5 min read "현대인들은 왜 이다지도 결정내리는 게 힘든 걸까요? 망설임의 시간이 점점 더 길어집니다." "정확히 말하면 결정을 힘들어하는 게 아니라 결정하기 싫은 겁니다(웃음). 책임지고 싶지 않아서죠. 상대방이 결정하도록 유도하면, 내가 책임지지 않아도 되거든요. 안타까운 건 당사자들은 자신이 무책임하다는 걸 모른다는 겁니다." 언젠가 <미움받을 용기>라는 책을 읽고 큰 위로와 자유를 얻은 적이 있습니다. 얼마 전, 우연히 <미움받을 용기>의 저자, 기시미 이치로의 인터뷰 기사를 읽었습니다. 그의 대답 속에는 저 스스로 뜨끔하게 만드는 구절이 많았습니다. 특히 '결정을 힘들어하는 게 아니라 결정하기 싫은 것'이라는 말이 가슴 아프게 와 닿았습니다. M U S I C 당신이 좋아할 것 같아서 난 고작 내가
이런 사람이라 고맙기도 하고 지겹기도 하고 무서울 정도로
낯설을 때도 있죠 싱어송라이터 '박소은'의 노래를 소개해드립니다. 담담한 목소리와 솔직한 가사,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다루는 독특한 아티스트입니다. 앨범 <고강동>의 수록곡인 '좀 더 살아 보려구요'는 어떤 일에 있어서 자책을 한 후 찾아오는 안정감을 담았다고 합니다. '그게 뭐가 됐든 좀 더 살아보려구요'라고 말하는 고백 같은 가사에 집중하면 좋을 것 같아요. P O D C A S T 당신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시간] brand : 레트로 문화 진행 : 윤성용, 선정수 "젊은이는 노스탤지어를 느끼지 않아야 정상이다. 소중한 기억을 뒤로할 정도로 오래 살지 않았기 때문이다." <레트로 마니아>를 쓴 사이먼 레이놀즈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전 세대의 문화를 현재로 끌어오고 재해석하고 즐깁니다. 우리는 왜 이전 세대의 음악을 듣고, 과거의 전유물을 굿즈로 만들어 파는 걸까요. 이번 주에는 과거를 회고하는 문화, 레트로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어 봤습니다. "오늘 xyzorba는 어땠어요?" 보내주는 피드백은 늘 꼼꼼히 읽고 있어요. 좋은 말은 마음에 두고 지적은 기꺼이 반영할게요. 그럼 안녕, 친구 |
일상 에세이, 글, 음악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