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 친구. 잘 지냈나요. 이번주에 쓰고 읽고 본 콘텐츠를 보내줄게요.
안녕, 친구. 잘 지냈나요 이번 주에 쓰고 읽고 본 콘텐츠를 전해줄게요 L E T T E R 당신에게 전하고 싶은 말
초등학생 때 일입니다. 목에 생선 가시가 걸린 적이 있습니다. 온 가족이 저녁식사를 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평소에 좋아하지도 않던 생선을 발라먹다가 그렇게 됐습니다. 저는 아프다고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식도와 편도선 사이에서 뾰족하고 단단한 것이 느껴졌거든요. 가족들은 저마다 방법을 내놓았습니다. 할머니 말대로 날달걀을 꿀떡 삼켜보기도 했고요. 고모부 말대로 밥덩이를 뭉쳐서 삼켜보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가시는 그대로였습니다. 저는 더 크게 울음을 터뜨렸죠. 결국 응급실에 갔습니다. 한바탕 난리가 난 거죠. 그런데 이게 웬일일까요. 목에 가시가 없대요. 의사 선생님이 그래요. 목에 걸린 가시가 없다고. 그저 가시가 긁고 간 자리만 있대요. 그래서 편도선이 부었대요. 그러니 이만 가보셔도 된다고 하네요. 저는 그제야 울음을 그쳤어요. 없는 가시에 아파할 순 없으니까요. 그렇게 해프닝은 싱겁게 마무리됐습니다. 그런데 살다 보니까, 목에 가시가 걸린 것처럼 아픈 순간이 있었습니다. 이미 한차례 훑고 지나갔는데도, 계속 목에 걸려있는 것처럼 아파했던 순간이 더러 있었습니다. 실은 지나간 자국만 남은 건데 말입니다. 저는 날달걀을 마시듯 술도 퍼마셔 보고 밥덩이를 넘기듯 이것저것 집어먹어서, 슬픔을 삼켜버리려고 애썼던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소용은 없었고요. 이제는 그러려니 하고 우습게 넘길 만큼 무뎌졌습니다. 겪어보니 자연스레 알게 된 거겠죠. 아프고 부은 건, 그저 가라앉길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는 것을. 다행히도 저는 아픔을 쉬이 보낼 줄 아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목에 가시가 걸려도 모르고 지나가버릴 사람이 되었습니다. 저는 그것이 퍽 슬프고 섭섭하기도 합니다만, 결국 그렇게 되어버렸습니다. 2020년 4월 넷째 주 윤성용 드림 R E A D I N G 당신이 꼭 읽었으면 하는 글 브런치, 1 min 살다 보니 몇 번쯤 자두 맛 사탕을 삼킨 것처럼 슬픈 순간이 찾아왔다. 앞으로도 몇 번쯤 나는 그렇게 슬퍼질 것이다. 그런 슬픔은 어찌할 방법이 없다. 눈물을 흘리며 견딜 수밖에. 녹아내리길 기다릴 수밖에. 오늘 보내드린 글은 1년 전 고수리 작가의 <우리는 이렇게 사랑하고야 만다>를 읽고 쓴 글입니다. 당시 저는 그녀의 책을 읽고, 사람을 위로하는 에세이를 쓰기로 결심하게 됩니다. 짧은 글만으로 잊고 있던 기억을 떠올리고, 위안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은 '기적'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합니다. 동아일보, 2 min 말과 글은 알기 쉬워야 하며, 그러려면 평범하고 명료해야 한다는 것을 마음에 새겼다. 김중배 편집국장은 논어의 술이부작(述而不作)을 가르쳐 주셨다. 꾸미지 말고 있는 대로 쓰라는 뜻으로 들었다. 이것을 나는 지금도 훈련한다. 2017년에 쓴 이낙연 전 총리의 글입니다. 정치적인 면에서는 이 분에 대해 잘 알지 못합니다. 다만 간결한 문장으로 훌륭한 글을 쓸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깨달았습니다. 다시 읽어보니 저는 아직 멀었다는 생각입니다. 21년의 기자생활을 다룬, 짧지만 힘 있는 글입니다. M U S I C 당신이 좋아할 것 같아서 I might not be the right one 내가 딱 맞는 사람이 아닐지도 몰라 But there's something about us I want to say 하지만 우리에 대해 말하고 싶은 게 있어 Daft Punk는 프랑스 출신의 전자음악 듀오입니다. 2001년에 발매된 앨범 <Discovery>은 저의 20대에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오늘은 수록곡 'Something About Us'를 추천드립니다. 특별히 원곡이 아닌 Pomplamoose의 커버 영상을 가져왔습니다. 세련된 편곡이고, 처음 듣는 사람도 편하게 감상할 수 있습니다. 우리 사이에 무엇인가 일어날 것 같은, 그런 몽환적인 밤에 어울리는 음악입니다. P.S 1. 뉴스레터를 시작한지 1년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관심과 사랑으로 지켜봐주셔서 감사합니다. 2. 이번 목요일에는 'xyzorba_special : 뉴스레터 운영, 1년의 기록'를 보내드립니다. 3. 나의 친구 , 항상 고마워요.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F E E D B A C K 당신의 생각이 궁금해요 "오늘 xyzorba는 어땠어요?" 보내주는 피드백은 늘 꼼꼼히 읽고 있어요. 좋은 말은 마음에 두고 지적은 기꺼이 반영할게요. 그럼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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